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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서 4kg 빠진 박혜정 "숙소 밥이 입에 안 맞아 고생"

김민준 기자

입력 : 2026.09.29 19:19|수정 : 2026.09.29 19:34


▲ 29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중소기업진흥회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역도 86㎏ 이상급 경기. 박혜정이 경기장에 들어서며 인사를 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준비하고 있는데 리원원이 갑자기 나온다는 거예요. 그래서 '어? 쟤 왜 나와요?' 했죠. 솔직히 짜증 났어요!(웃음)"

오늘(29일) 일본 나고야 중소기업진흥회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86㎏ 이상급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들어선 박혜정(고양시청)은 취재진 앞에서 후련하게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이날 박혜정은 인상 133㎏, 용상 167㎏을 들어 올려 합계 300㎏으로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습니다.

2022 항저우 대회 금메달에 이은 2회 연속 메달이자, 인상과 합계에서 종전 기록을 갈아치운 한국 신기록이었습니다.

비록 2연패는 무산됐지만 박혜정은 "항저우 때보다 더 기쁜 메달"이라고 활짝 웃었습니다.

그는 "신흥 강자로 떠오른 카타르(우이살 이클레프) 선수 때문에 한국에서 정말 독하게 훈련했다. 내가 더 열심히 하면 올림픽 금메달도 바라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하다"며 "용상은 조금 아쉽지만, 인상에서 2㎏이나 늘어 한국 신기록을 세워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플랫폼에 선 것 같았지만, 사실 고충도 있었습니다.

체중을 유지해야 하는 최중량급 선수임에도 일본 현지에 와서 4㎏이나 빠진 탓입니다.

박혜정은 "이거 얘기해도 되나"라고 머뭇거리더니 "선수단 크루즈 숙소 밥이 조금 입에 맞지 않았다. 일본이라 맛있는 음식이 많을 줄 알고 한국 음식을 많이 안 챙겨왔는데, 그런 부분 때문에 힘들었다"고 털어놨습니다.

29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중소기업진흥회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역도 86㎏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33㎏, 용상 167㎏, 합계 300㎏을 들어올려 은메달을 차지한 박혜정이 메달을 목에 걸고 활짝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내내 치열한 명승부를 펼친 '역도 여제' 리원원(중국·합계 310㎏)에 대한 속내도 거침없이 전했습니다.

은퇴 수순을 밟다 전격 복귀해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까지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리원원에 대해 박혜정은 "라이벌이자 친구이자, 또 다른 목표인 존재"라고 정의했습니다.

이어 "시상대 올라가기 전에 서로 축하를 건넸다. 내가 중국어를 딱 두 마디 아는데, 리원원 언니에게 '니헌커아이'(귀엽다)라고 말해줬다"고 했습니다.

'세계 최강' 리원원과의 격차는 2024 파리 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10㎏입니다.

'언제쯤 리원원을 넘을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박혜정은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리원원 선수가 은퇴하면요?"라고 받아쳐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도 가슴 한쪽에 묻어뒀습니다.

파리 올림픽 당시 슬픔을 딛고 은메달을 따냈던 박혜정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는 어머니를 찾아뵙지 못했다. 귀국해서 전국체전과 세계선수권을 치르고 시간이 나면 꼭 찾아뵐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숨 가빴던 일전을 끝낸 박혜정이 한국에 돌아가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소박했습니다.

그는 "매운 걸 잘 못 먹는데 여기 있으니 엽기떡볶이가 계속 당기더라. 매운맛 단계는 당연히 가장 순한 '착한 맛'으로 시켜 먹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