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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드론 공격 방어 알아서 해라"…기업에 비용 부담 압박

김민표 기자

입력 : 2026.09.28 16:44


러시아 당국이 상업 시설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속출하자 방공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기업에 자체적인 방어 시스템 구축을 압박하기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현지 시간)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체적인 드론 보호망 구축에 실패한 중요 사회기반시설에 대해 임시 관리를 할 수 있게 하는 법안에 서명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푸틴 대통령의 법안 서명 3일 뒤 이를 감독할 위원회를 설립했습니다.

전직 러시아 대통령실 관리는 정보기관과 군이 "기업이 드론 방어에 손을 놓고 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불만을 제기했고 푸틴 대통령이 이에 동의했다며 "메시지는 '정신 차리고 투자를 시작하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드론 방어 전문가인 뱌체슬라프 플락신은 해당 법안이 발표된 후 기업들 문의가 하룻밤 사이에 5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FT는 푸틴 대통령의 이번 조치에 대해 그간 전시에 민간 시설 방위비를 누가 부담해야 하는지를 놓고 정부와 기업 간 다퉈온 오랜 논쟁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더해 이번 조치가 기업 국유화의 또 다른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뒤 자국에서 활동하는 서방 기업 여러 곳을 정부 통제 아래에 둔 뒤 사실상 압류해 헐값에 매각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지난 3월에도 글로벌 식품기업 네슬레의 현지 법인 러시아 네슬레와 프랑스 슈퍼마켓 체인 오샹을 임시 관리 대상에 포함해 사실상 국유화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법안으로 "무언가 뺏어 보려는 생각이 절대 없다"고 말했으나 기업들은 이를 믿지 않는 눈치입니다.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한 전직 임원은 이번 법령에 대해 "의심할 여지 없이 특정 시점이 되면 자산을 낚아채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하지만 지금은 기업이 돈을 내도록 강요하는 방법"이라며 사실상 세금이라고 규정했습니다.

FT는 법령에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어떤 조처를 해야 하는지 명확한 규정도 없고 드론 방어 시스템을 기업이 허가받기도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법률의 적용을 받는 기업이 어디까지인지 모호한 것도 혼란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드론 전문가 플락신은 한 산업 분야의 경우 관계자들이 70만 개 사업장 가운데 2만 4천 개를 우선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정부는 우선 관리 대상 명단을 비밀로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자신들도 드론 자체 방어 대상 기업이 되는지 확인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상황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쇼핑몰 운영 업체들이 "현 단계에서는 (드론 자체 방어 대상 기업에) 포함될 가능성이 작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