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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에 잔해 6천100만 t…시신 1만 구 깔려"

김민표 기자

입력 : 2026.09.28 09:53


▲ 가자지구의 무너진 건물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전쟁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에서 잔해 제거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으나 그 규모가 엄청나고 장비도 부족해 난관을 겪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유엔개발계획(UNDP)의 팔레스타인 특별대표 야코 실리어스는 이 신문에 "가자지구 전체 잔해량은 6천100만 t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지난 18년간 전 세계 모든 전쟁에서 발생한 잔해량의 20배"라고 말했습니다.

유엔은 이 같은 잔해를 제거하는 데만 최소 7∼10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년간 약 90만 7천t의 잔해를 치웠고 30만 t 이상이 재활용·재사용됐으나 이는 전체 잔해의 1.5%에 그칩니다.

현재까지 정리된 도로는 580㎞로 구호트럭과 인력, 주민의 이동이 일부 재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전체 규모에 비하면 여전히 초기 단계입니다.

가디언은 가자지구 잔해 제거가 현대사에서 가장 큰 규모의 전후 정리 작업이 될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도로의 잔해를 치우는 작업을 하는 아메드 알얀은 "숟가락으로 바다를 퍼내려 하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이 식량, 의약품 외엔 전쟁에 쓰일 수 있다는 이유로 필요한 장비 반입을 막는 것도 작업의 어려움을 가중하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가디언은 "가자지구에서 쓸 수 있는 장비 대부분은 심하게 낡았고 부품, 엔진오일 등 유지·수리에 필요한 다른 자원이 매우 부족해 작업 중 기계가 자주 고장 난다"고 전했습니다.

가디언은 잔해 제거 작업이 극도로 어렵고 위험한 환경에서 이뤄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잔해 아래에 깔린 시신과 불발탄에 유의해 조심스럽게 작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UNDP는 잔해에 8천∼1만 구의 시신이 묻힌 것으로 추정합니다.

특히 주민이 살던 집의 잔해를 제거하는 일은 조심스럽다고 합니다.

세계식량계획(WFP)의 팀원 네할 아무 하산은 "잔해는 사람들에게 단순한 파편이 아니라 삶 전체의 기억을 뜻한다"며 "어떤 경우엔 그 아래 시신이 여전히 있을 수 있어서 잔해 제거는 가족과 공동체에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UNDP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등과 함께 유해가 묻혔을 수 있는 장소를 확인하고 이 지역을 잔해 제거 작업의 우선순위로 두고 있습니다.

유해 식별을 위한 법의학 절차와 종교적 장례권 보장, 유가족을 위한 관련 서류 발급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불발탄은 현장 인력과 주민에게 또 다른 위협입니다.

UNDP와 WFP는 작업 전 유엔 지뢰제거기구(UNMAS), 영국 자선단체 헤일로 트러스트 등과 협력해 위험 지역을 파악하고 표시합니다.

그러나 가자지구 내 폭발물 제거 역량이 제한적이어서 모든 불발탄을 해체하거나 제거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석면 등 유해물질과 붕괴 위험이 있는 건물도 작업과 주민 귀환을 가로막는 요인입니다.

실리어스 대표는 "초기 복구는 더디게 진전하고 있다"며 "필요한 장비와 서비스를 반입이 제한됐지만 가능한 한 일을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