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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문가들 "취약한 무역 휴전 연장…AI경쟁 본능 억제 못 해"

백운 기자

입력 : 2026.09.26 02:18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간 충돌을 막아온 '취약한 휴전'을 연장하는 정도의 의미가 있다는 전문가 평가가 나왔습니다.

양국 정상이 관계 안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은 성과지만, 무역과 인공지능(AI), 타이완, 이란 등 핵심 현안에는 여전히 상당한 이견이 남아 있어 현재의 안정세가 장기간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는 것입니다.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를 지낸 토머스 크리스텐슨 컬럼비아대 교수는 25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미중정상회담 평가 세미나에서 이번 회담과 관련해 "일종의 휴전 상태로 보며, 상당히 취약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양국 무역 휴전이 1월 10일까지 두 달 더 연장됐음에도 "1년 후를 내다보면 경제 분야를 포함해 양국 관계에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5월 미중정상회담에서 이뤄진 합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 제한과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확대에,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과 미국산 농산물 구매에 각각 불만을 갖고 있어 양국 간 상당한 마찰이 여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두 정상이 관계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하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을 지낸 에드가드 케이건 CSIS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보여준 이례적인 수준의 환대와 의전에 주목하면서 "단순한 휴전을 넘어 양국 관계를 안정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이러한 의전은 대통령이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과 강력한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시키는 수단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습니다.

미중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AI 역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협력 가능성이 모색됐지만 전략적 경쟁 자체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미중 양측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AI 관련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서로에게 알리고 소통하기 위한 AI 핫라인 구축을 논의해왔습니다.

한 전직 미 고위 당국자는 이런 시도 자체는 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기존의 양국 간 핫라인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번에도 아마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번 정상회담이 AI를 둘러싼 양측의 경쟁 본능을 억제하는 데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모두 AI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이자 전략 기술로 여기며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번 회담을 계기로 경쟁 구도 자체를 완화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백악관에서 차담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타이완 문제에서는 시 주석이 미국에 '타이완 독립 반대'를 요구한 것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왔습니다.

보니 린 CSIS 중국 담당 국장은 지난 5월 정상회담 때와 비교하면 "중요한 변화가 나타난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지난 5월 시 주석이 미국이 타이완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안 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과 달리, 이번에는 '독립 반대'라는 구체적인 요구를 명시했다는 점에서 중국의 입장이 보다 강경해졌다는 것입니다.

린 국장은 중국이 미국의 타이완 무기 판매 입장을 변화시키는 것보다 타이완 독립에 대한 미국의 공식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다'에서 '반대한다'로 바꾸는 것이 상대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중국이 군사적 압박 캠페인이나 미국과의 외교적 노력을 통해 타이완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것이 주된 목표라며 "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타이완의 사기를 꺾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향후 1년 정도 내에 미국이 타이완에 무기를 판매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에 대한 중국의 반응 역시 미중 관계의 또 다른 마찰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이 전직 고위 당국자는 "시 주석이 중국의 오랜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본다"면서 "중국의 입장이 특별히 강경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란 문제도 향후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칠 변수로 꼽혔습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과 이란에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미국이 원하는 대로 중국이 이란에 압력을 행사할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면서 오히려 중국이 이란의 대미 재래식 억지력 재건과 경제 회복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 문제를 둘러싼 트럼프 행정부의 불만이 갈수록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