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도쿄 아쿠아틱스 센터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수영 혼성 400m 혼계영 결승 경기를 마친 한국의 안세현, 최동열, 김승원이 경기 결과를 확인하며 아쉬워하고 있다.
"제가 오늘 밤에 팔을 좀 더 길러서 왔으면 잡았을 텐데 너무 아쉬워요." (김영범)
"영범이 오빠 팔이 갑자기 길어질 순 없으니까, 제가 베스트 기록을 냈어야죠. (최)동열이 오빠도 평영 55초 나와야 하고요." (김승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경영 혼성 혼계영 400m에서 나온 깜짝 대역전극 뒤에는 유쾌하고 당돌한 태극전사들의 입담이 있었습니다.
한국 수영 대표팀은 오늘(23일) 일본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서 열린 혼성 혼계영 400m 결승에서 3분 44초 12의 한국 신기록을 작성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2022 항저우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을 당시 수립했던 종전 한국 기록(3분 46초 78)을 2초 66이나 앞당긴 성과였습니다.
레이스 전반부는 힘겨웠습니다.
중국이 3분 40초 38로 일찌감치 치고 나가 우승을 굳힌 가운데, 한국은 첫 번째 배영 주자 김승원(경기체고·1분 00초 15)과 두 번째 평영 주자 최동열(강원특별자치도청·59초 04) 구간까지 4위에 머물며 선두권과 격차가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후반에 폭발적인 스퍼트가 터져 나왔습니다.
세 번째 영자로 나선 접영 안세현(제주시청)이 100m 구간을 57초 66으로 주파하며 앞선 팀들을 턱밑까지 추격했습니다.
바통을 이어받은 마지막 자유형 주자 김영범(강원특별자치도청)은 100m를 47초 27로 역주하며 은메달을 목에 건 일본(3분 43초 98)을 불과 0.14초 차까지 바짝 위협하는 맹추격 끝에 3위로 터치패드를 찍었습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나란히 선 4명의 선수는 지친 기색도 없이 발랄한 '티키타카'를 쏟아냈습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8년 만에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복귀한 1995년생 '맏언니' 안세현은 "자카르타 때는 3등도 아쉽고 만족스럽지 못했는데 오늘은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쳐 너무 행복하다"며 "접영에서 앞서가던 선수가 마침 여자 선수여서 '잡는 맛'이 있었다"고 활짝 웃었습니다.
막판 폭풍 같은 스퍼트로 메달을 확정한 김영범은 "팀원들에게 '내가 들어가서 잡으면 2등 할 수 있다'고 희망을 심어주고 물에 들어갔는데, 2m만 더 있었으면 잡을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다"며 "오늘 밤엔 팔을 좀 더 늘리고 손톱도 길게 뽑아서 내일 계영 400m에서는 아슬아슬한 터치 싸움으로 꼭 1등을 해보겠다"고 웃었습니다.
여자 배영 100m 결승을 치른 지 불과 1시간 만에 다시 물에 뛰어들어 이번 대회 3번째 동메달을 목에 건 2010년생 막내 김승원은 "영범 오빠 팔이 길어질 순 없으니 내가 베스트를 냈어야 했다"면서도 "다음에는 57초대로 끊어 중국을 이기고 언니 오빠들에게 더 든든한 막내가 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습니다.
1999년생 최동열은 "오늘 레이스는 완전 'MZ 세대'와 '옛날 세대'의 컬래버레이션이었다"며 "승원이와 영범이가 MZ답게 큰 무대에서도 당돌하고 자신감 있게 레이스를 펼쳐 오히려 형과 누나들에게 큰 힘이 됐다"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