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1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의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행사장
중국이 차세대 원자로를 세우고 핵융합기술 개발을 가속화하는 방법으로 인공지능(AI)이 촉발한 데이터센터의 폭발적인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컨설팅기업 우드맥켄지에 따르면 중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2030년까지 지금보다 4배 증가한 774테라와트시(TWh)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제조업 및 수출 호황으로 전력 수요가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가운데 2060년 탄소 중립 목표까지 달성하려면 청정에너지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현재 건설 중인 전세계 재래식 원전 58기 가운데 절반 이상은 중국에 위치해 있습니다.
재래식 원전은 중국 정부나 국영기업들이 주도하지만 국가 기금이나 연구소와 연계된 민간기업이 새로운 원전 기술 분야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공장에서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할 수 있는 차세대 원자로인 소형모듈원자로(SMR)는 물론 궁극적인 에너지 기술을 의미하는 '에너지의 성배' 핵융합 연구개발에도 중국의 자원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FT는 "세계 대부분 국가들이 비용과 환경 문제로 원전 개발을 망설이는 사이에 중국의 경쟁력이 또 다른 미래산업을 지배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상하이에 설립된 쥔허원자력은 3억 위안(약 610억 원)의 벤처 투자를 유치해 2031년 가동을 목표로 첫 실증 SMR 설계 단계를 밟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노후화된 석탄화력발전소 부지와 인력을 활용해 SMR을 건설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회사 관계자는 "AI로 인한 전력 공급 격차가 바로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상하이 동부 외곽에 위치한 핵융합 스타트업 노바퓨전엑스는 샘 올트먼이 투자한 미국 헬리온 에너지와 유사한 플라즈마 자기 가둠 방식으로 핵융합 기술을 개발해 2030년 첫 실증로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창립자인 궈허우양 박사는 미국 에너지부 최대 핵융합 연구 프로젝트 책임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미국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핵융합 기술 개발에 도전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회사의 기업 가치는 100억 위안(약 2조75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됩니다.
중국 정부 차원의 지원도 두드러집니다.
미국 싱크탱크 특별경쟁연구프로젝트(SCSP)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 에너지부의 유사한 프로젝트에 비해 약 3배 규모의 상업화 연계 핵융합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핵융합은 중국 공산당 최신 5개년 경제개발계획의 8대 목표 기술 가운데 하나입니다.
중국 국가전력투자공사(SPIC)의 정밍광 수석 설계사는 "중국은 가장 완전한 원자력 산업 공급망과 연구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베이징 소재 연구기관 가베칼의 비상임 전문가인 데미언 마는 "향후 10년간 중국이 압도적 격차로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중요한 원자력 산업을 보유할 것"이라며 "미국에서의 원전 건설은 자본집약과 규제라는 장애물에 막혀 있지만 중국은 공급망 자립도를 강화해 국내 역량을 수출 산업으로 전환하며 핵융합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FT는 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반도체 대중 수출 통제와 AI 인프라를 둘러싼 에너지 주도권 싸움이 충돌 지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