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프 핵심요약
빅테크의 구조적 해고 및 '회전문' 현상: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들은 ROI 중심 경영과 직무 단순화를 이유로 연차와 직군에 상관없이 대규모 해고를 반복하고 있으며, 신규 입사자의 대다수가 1년 이내에 해고되는 이른바 '회전문' 현상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AI 투자를 위한 인건비 절감 및 오프쇼어링: 실제 AI에 의한 직접 대체 외에도, AI 데이터센터 및 인프라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인건비를 감축하고 영어 소통과 인력 자원이 풍부한 인도(GCC) 등 제3국으로 채용을 이전하는 오프쇼어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고용 불안 확산과 노동 가치 하락: 비자 문제로 본국(인도 등)에 돌아간 고급 인력들이 이전보다 낮은 임금으로 재취업하는 등 전체적인 노동 가치가 하락하고 있으며, 향후 AI 기술의발전에 따라 오프쇼어링된 일자리조차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불확실성과 두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Q. 이 시대의 직장인이라면 가장 궁금해야 할 비밀을 제일 많이 접하실 수 있는 자리에 있는 분을 모셨습니다. 블라인드 문성욱 대표님과 함께합니다. '요새 2030 직장인들은 사내 인트라넷 안 들어가는 날은 있어도 블라인드 안 들어가는 날은 없다' 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월급 받는 사람이라면 전부 가입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서비스인데,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 실리콘밸리에서도 일한다면 블라인드 가입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시청자분들이 아실 만한 대부분의 테크 회사 직장인들은 다 블라인드를 쓰고 있고요.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우버 등 대부분 블라인드를 잘 쓰고 있고 한국만큼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Q. AI 혁명이 일자리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버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요. 특히 미국 블라인드에서 이런 사인들이 많이 보인다면서요?
네. 특히 실리콘밸리 테크 회사들에서는 굉장히 많은 해고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해고를 분기에 한 번씩 한다고 할 정도로 자주 일어나고 있는데요. 테크 업계에서 시작해서 파이낸스나 일반 사무직으로 확산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고, 테크 업계는 전년 대비 67%나 해고가 증가했습니다.
"미국 빅테크는 '회전문'..입사하자마자 나갑니다"
Q. 어떤 직군이 미국에서 해고가 빈번한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디자이너, 마케팅, 재무, 법무 쪽이 해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직군에 속하고요. 사무직 신입 포지션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신입의 일자리가 레벨이 낮은 업무다 보니까 AI로 대체가 쉽기 때문에 많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Q. 5년 전에 들어간 사람은 신입이 아니잖아요. 그때는 그런 모습이 안 나타났는데 '25년, '26년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해고를 당하고 있다는 말씀이신 거죠? 그러면 같은 회사 안에서도 몇 년 전에 들어왔냐 아니냐에 따라서 불안감이나 처우가 다를 수 있겠어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2024년도에는 주로 저연차 직군들이 먼저 해고가 됐었지만, 작년부터는 관료주의를 없애고 의사결정을 단순화한다는 목표로 40대 이후 시니어들을 해고하는 모습들을 보였고, 지금은 연차에 관계없이 모든 직군에서 해고가 일어납니다.
아마존, 구글, 메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등 많은 분들이 아시는 테크 대기업들을 흔히 '회전문'이라고 불러요. 이 회사들의 신규 입사자의 67%가 1년 이내에 해고됩니다. 메타 같은 경우에는 신규 입사자가 입사 이후 10개월 이내에 해고될 확률이 80%가 넘는다고 해요. 많이 뽑긴 하지만 동시에 많이 해고하는, 입사한 다음에 해고될 확률이 높은 이런 회사들을 '회전문'이라고 하는데요. 결과적으로 ROI(투자금 대비 수익률)가 가장 높은 부서만 놔두고 나머지를 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거죠.
회사라는 곳에 끝까지 남을 '인간'은 이사진뿐?
Q. ROI를 판단할 수 있는 건 재무 쪽이잖아요. 그런데 거기도 해고가 많이 된다면, 그 ROI 판단은 도대체 누가 결정하는 걸까?
올라갈수록 더 높은 단계의 의사결정자가 판단을 하겠죠.
Q. 극단적으로 얘기하면 사장 외에는 모두 대체가 가능한 상황까지 가고 있다?
사장이 필요 없고 이사회만 필요할 수도 있고요. 2년 전쯤에, 해고당하는 수백 명의 직원을 온라인 채팅룸에 모아놓고 해고를 냉정하게 알렸던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어요. 그런 식으로 해고를 통보한 것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큰 비판을 받았는데, 그 대표도 올 초에 같은 방식으로 해고를 당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요즘에 AGI(인간과 똑같거나 인간을 넘어서는 AI) 얘기를 많이 하는데 논리적으로만 보면 사실 사람이란 존재는, 당장은 아니겠지만 어느 시기가 되면 거의 필요 없어질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거기까지 논리적으로 연결짓기는 오히려 쉬워요.
근데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하는 것은, 그렇게까지 되지는 않고 인간이 어딘가에는 껴 있으려면 '어떤 형태로 껴 있어야 되지? 언제까지 껴 있어야 하지?' 이런 것들을 생각하다 보니까 알 수가 없는 거예요. 어떤 포지션이 사람이 계속 필요해? 어떤 건 필수적으로 남고 어떤 포지션은 그래도 마지막까지 살아남을지? 이런 것들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은 거예요. 많은 사람들을 불확실성으로 몰아넣는 중요한 고민인 것 같습니다.
제가 건너 아는 분들 중에서도 미국의 유명한 게임 회사에서 중요한 파트로 일하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미국은 그 포지션이 모두 AI로 대체가 됐어요. 기술을 포괄하는 포지션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포지션 자체가 AI로 2년 전부터 대체가 돼서 더 이상 사람을 채용하지 않는 자리가 됐고, 그 포지션에서 일하는 분들 중에 제가 건너 아는 두 분 정도가 우버 드라이버를 하는 걸로 알고 있고, 그런데 우버 드라이버조차 웨이모라든지 로봇 택시 같은 자율주행 택시로 대체되는 상황이니까요. 미래는 정말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해고된 사람들, 어디로 갔나 보니..
Q. 해고된 사람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블라인드 AI를 통해서 파악한 바에 의하면, 전체 테크 해고자의 54% 정도가 재취업을 하거나 원래 일하던 회사로 돌아가고요.
Q. 일하던 회사로 돌아간다는 건, 회사가 레이오프를 시켜놓고 채용을 다시 한다는 건가요?
대부분의 회사는 항상 채용 포지션이 열려 있습니다. 내가 해고된 그 자리가 열려 있지는 않고, 더 간단한 일이나 레벨이 낮은 포지션은 열려 있겠죠. 이렇게 회사로 돌아가는 케이스가 있는데 비율은 적고요.
31% 정도의 해고자들은 비자 문제로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제3의 국가로 나갑니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H-1B 비자 소유자들은 해고되면 일정 기간 안에 미국을 나가야 되기 때문에 새로운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일할 수 있는 국가로 나가야 되고요. 2023년에 캐나다 정부에서 미국의 H-1B 비자 소유자에게 3년 동안 비자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그런 제도를 활용해서 캐나다로 넘어가서 재취업에 성공한 사례들도 있습니다.
"AI가 대체했다"는 거짓말..진짜 해고 이유 따로 있다?
Q. AI가 일을 효율적으로 하니까 더 이상 당신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도 있겠지만, AI가 핑계라고 할 수 있는 면도 보인다는 게 블라인드 빅데이터에서도 나타났다.
AI로 직무를 대체해서 일자리가 필요 없어지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만 진짜 더 큰 부분은 다른 데 있는데요. AI를 위한 선제 투자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인력을 감축하는 면이 더 큰 것 같습니다. AI 데이터 센터를 짓는다든지 데이터 센터를 위한 전력 비용을 낸다든지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기 위해서 AI 토큰에 비용을 쓴다든지, 새롭게 비용을 써야 되는 일들이 생긴 거죠.
비용을 감당하려다 보니 가장 손쉽게 손을 댈 수 있는 게 인건비고요. 해고를 통해서 그 인건비를 그대로 재투자가 가능한 비용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고, 미국에서 해고한 일자리를 오프쇼어 국가, 특히 인도 같은 제3국에서 저렴한 인건비의 인원들로 다시 채용하게 되면서 인건비를 절감하는 효과, 그래서 남은 차액을 또 새로운 투자에 넣는 케이스들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 떠난 고급 인력들, 몸값만 낮아졌다
Q. 개발자를 자르고 돈을 덜 받는 인도인 개발자를 원격으로 채용해서 일을 시킨다?
요즘 GCC(글로벌역량센터; 다국적 기업들이 IT·콜센터·R&D 부문 등을 인도에 설립하는 핵심 기능 센터)라고 불리는데, 미국의 톱 테크 기업들의 인도 지사 사이즈가 굉장히 커요. 인도는 기본적으로 영어가 가능하고 인건비도 저렴하고 인력 수준도 높은 편이어서 인도에 지사를 두고 직접 채용하고 있습니다.
Q. 한국, 베트남은?
미국과 한국의 인건비 차이보다 미국과 인도의 인건비 차이가 더 크기 때문에, 그리고 한국에서는 영어로 업무 대화가 가능한 인원이 적기 때문에 인도를 훨씬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베트남은 보통 콘텐츠 모더레이션 등 오퍼레이션 쪽이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이나 일반 사무직은 인도 쪽을 더 많이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Q. 실리콘밸리에서 미국인들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만큼 글로벌로 봤을 때는 인도인들의 일자리는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
대규모 해고를 통해서 비용을 마련하는 것은 똑같지만, 인도는 해고를 하는 동시에 새로운 인원들을 많이 채용하는 특이한 현상이 있습니다. 미국에 있는 테크 대기업들이 미국에서 인원을 줄이고 인도에서 재채용을 함으로써 인도에 있는 채용도 늘어나고 있는 기현상인 거죠.
해고된 인원들 중에 비자 문제로 본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가운데 인도 출신도 많은데, 큰 흐름에서 놓고 보면 이분은 미국 회사에서 해고되고 다시 인도에 가서 같은 포지션에 더 저렴한 인건비로 재취업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Q. 결국 사람들이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전보다 더 싼 값을 계속 받으면서 일을 하게 된다?
사람이라는 단위로 놓고 봤을 때는 맞지만, 과연 한 국가 안에서도 그런 현상들이 빈번하게 일어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것 같습니다.
Q. 인도 블라인드도 사람이 굉장히 많다면서요.
맞습니다. 인도 서비스를 오픈하려고 마케팅을 한 건 아니고, 미국의 테크 회사 유저들이 워낙 많이 쓰다 보니까. 미국의 톱 테크 회사들은 대부분 인도 지사가 있어요. 이 인도 지사의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인도에 계신 분들이 본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해서 들어오기 시작한 게 지금에 이르렀고요.
Q. 인도 현지에서의 채용은 늘어나지만 미국에서 비싼 월급을 받다가 월급이 깎여서 인도에서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 인도 블라인드 유저들의 분위기가 지금 AI를 바라보는 테크 직장인들 분위기를 복합적으로 대변할 것 같은데.
지금에야 미국에서 해고한 포지션을 인도에서 재채용한다고 하지만, AI로 대체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아지면 인도에서 재취업된 사람들의 포지션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분명히 갖고 있습니다. 그런 두려움이 많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