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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연인처럼" 동료 여직원 AI 합성…구청 공무원 '해임' 의결

안희재 기자

입력 : 2026.09.21 11:25


▲ A 씨가 AI로 합성한 '커플 사진'

여성 동료의 사진을 무단 도용해 AI 합성을 하고 SNS에 게시한 서울 구로구청 간부에게 중징계 결정이 내려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오늘(21일) SBS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 인사위원회는 최근 구로구청 소속 A 씨에 대해 해임 처분을 의결했습니다.

지방공무원법 등 관련 규정에 따르면 공무원 해임 처분은 파면보다 한 단계 낮은 수위의 중징계 처분으로, 재임용과 퇴직급여 산정 등에 불이익이 적용됩니다.

A 씨는 앞서 지난해 11월 같은 과 여직원 B 씨 사진을 서울시 내부망에서 내려받은 뒤, 생성형 AI에 자신의 사진과 함께 넣어 합성물 여러 장을 만들고 이를 카카오톡 프로필에 게시했습니다.

합성물에는 민소매 차림의 B 씨가 A 씨를 끌어안거나 어깨에 손을 얹은 채 바라보는 등 연출이 담겼는데, 현행 성폭력처벌법에 따르면 누군가의 신체나 얼굴을 당사자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 합성할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B 씨가 "연인 관계인 것처럼 합성물을 만들고 SNS에 게시까지 해 강한 성적 수치심이 들었다"며 고소했지만, 경찰은 "성범죄로 처벌하긴 어렵다"며 명예훼손 혐의만 인정해 검찰에 넘겼고 A 씨는 한때 직위해제 처분됐다가 일선 주민센터로 복귀했습니다.

이런 사정이 지난 3월 SBS 단독 보도로 알려지며 논란이 되자, 구로구는 "A 씨가 공무원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서울시에 중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자체 조사를 진행한 결과 A 씨 행위는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과 굴욕감을 준 '직장 내 성희롱'이자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업무와 무관한 행위로 근무 환경을 악화시킨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겁니다.

검찰 역시 경찰 판단을 뒤집고 "이번 사건은 딥페이크 성범죄에 해당한다"면서 A 씨를 재판에 넘겼으며,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1일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A 씨는 "B 씨에게 호감이 있었을 뿐 성적 욕망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형태는 나체나 속옷 차림 등 노출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다"라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또 범행 죄질이 무거우며 반성하는지 의심이 든다고 A 씨를 질타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A 씨가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벌금 600만 원을 선고한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이 같은 판결에 불복해 지난 17일 법원에 항소장을 냈고, 검찰 역시 항소했습니다.

구청 측은 형사 재판과 별개로, 서울시 정식 통보에 따라 조만간 A 씨에 대한 징계 처분을 집행할 방침입니다.

B 씨는 SBS에 "파면을 바랐던 만큼 해임 결정은 아쉽지만, 가해자가 공직에서 물러난다는 점에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구청 측의 미온적 대응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갔습니다.

B 씨는 "지난해 11월 구청에 신고했을 때만 해도 기관이 피해자를 보호하고 신속하게 조사해줄 것이라고 믿었다"며 "하지만 쉬쉬하며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가 언론 보도가 나오자 뒤늦게 관련 절차에 나섰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구청은 제가 몸담고 있고 생계를 위해 돌아가야 하는 직장이기에 그동안 기관 대응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려 노력했다"면서 "그렇다고 상처가 없었거나 구청의 대응을 괜찮다고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B 씨는 "가해자가 해임됐다는 이유로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겪은 고통까지 끝난 일로 넘기지 않았으면 한다"며 "구청 측도 신고 이후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돌아보고 부족했던 점에 대해선 책임 있는 설명과 사과를 해 주기를 바란다. 피해자가 신고 순간부터 보호받고, 제때 조사와 조치가 이뤄진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