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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 핵실험이 풍계리 일대에 대형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반복된 핵실험으로 잠들어있던 단층이 활성화됐다는 건데, 자칫 백두산 화산 분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서동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06년부터 2017년까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진행된 6차례의 북한 핵실험.
실험 당시 폭발로 규모 6.0 이상의 인공지진이 발생했습니다.
가장 규모가 컸던 마지막 6차 핵실험 직후에는 인근 지형이 파괴된 모습이 위성에서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핵실험을 멈춘 뒤에도 심상찮은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이 진행된 풍계리 갱도 앞입니다.
이곳은 높이 2천200m의 만탑산을 깎아 만든 곳으로 만탑산은 다양한 지층과 비대칭적 경사 구조 때문에 원래도 지하 암반에 가해지는 힘, 이른바 응력 구조가 복잡한 곳입니다.
그런데 북한 핵실험의 충격으로 지하 암반이 부서지며 응력이 재분배됐고, 산 정상부가 0.5m 가라앉고 수평으로 3.5m 이동하기도 했습니다.
6차 핵실험이 끝난 2017년 9월 말부터는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자연 지진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큰 지진 이후에는 규모가 작은 여진이 반복되다 점차 사라지는데, 풍계리에서는 지난해 8월까지 1천300회 넘는 지진이 발생했고 최대 규모 3.3 지진까지 횟수와 규모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중 공동 연구진이 백두산 근처의 지진계 데이터까지 분석한 결과, 이 자연 지진의 원인은 북한의 핵실험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핵실험의 충격으로 수천 년 동안 잠들어 있던 단층이 살아나 다시 활성화됐다는 겁니다.
[김광희/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 : 지진의 발생 현황으로부터 확인한 단층의 길이가 20km 이상 되는 것 같아요. 규모로 얘기를 하면 규모 6.2, 6.3 정도 지진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규모 6.0이 넘으면 북쪽으로 120km 떨어진 백두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홍태경/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 (지진이 마그마방의) 압력 증가를 유도하게 되고 압력 증가는 마그마방 내에 기포를 생성하는 데 역할을 하게 되고 백두산 분화를 촉진할 수 있다.]
백두산이 가장 최근에 분화한 것은 1903년이었습니다.
북한 핵실험이 풍계리 일대 대형 지진으로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 있다는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습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양기태, PD : 김도균·한승호, XR : 김민영·김한길·박천웅·이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