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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환종 컨트리뷰터
한국투자증권 고문
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
<인플레이션은 누구를 부자로 만드는가> 저자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올렸잖아요. 그 배경에는 전쟁으로 커진 에너지 가격과 물가 부담도 상당히 크게 작용했습니다. 전쟁이 악화되면 유가가 다시 크게 뛸 가능성이 있고요. 유가가 오르면 물가도 다시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이제 전쟁을 단순히 외교나 안보 문제로만 볼 게 아니라, 금리에도 영향을 주는 문제로 봐야 되는 거죠. 중요한 건 이게 9월 한 번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올해 하반기는 물론이고 내년까지도 연준이 금리를 결정하는 데 계속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사실 원래도 물가가 잘 안 떨어지는 '스티키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 상태였거든요. 쉽게 말하면 물가가 한 번 오른 뒤에 잘 내려오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만 볼 게 아니라, 앞으로 3~4년을 봐야 돼요. 물가가 천천히 안정될 수도 있지만, 전쟁이나 유가 같은 문제가 터질 때마다 다시 확 올랐다가 내려오는 일이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런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을 좀 더 보고 있습니다. 나중에 10년, 20년 뒤에 돌아보면 2020년대 후반도 결국 '물가가 잘 잡히지 않았던 시대'로 기억될 수 있다는 거죠. 1970년대처럼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온다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는 상황이 생각보다 오래 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5, 6, 7, 8 이렇게 간다면, 5~6에서 6~7 정도 인플레이션이 와 있다고 봅니다. 특히 금리를 자극하는 순간들이, 지금 10년물이 5% 안팎, 30년물이 5.3%대인데요. 미국채 10년물이 이미 5%를 찍었고, 다시 그 수준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30년물은 5.5% 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30년물이 6% 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고 그 정도 수준에서 금리의 고점들을 올해 말이나 내년쯤에는 찾아봐야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베센트 '바이백' 안 통했다…美 국채시장, 정말 위기일까 Q. 미 재무부가 장기채 바이백 규모를 60억 달러 규모로 늘렸다고 하더라고요. 기존에 20억 달러 수준에서 3배 정도로 늘린 것 같은데 되레 10년물 국채 금리가 더 올랐던 것 같거든요. 지금 상황을 전체적으로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뉴스만 틀면 바이백(Buyout)인데도 불구하고 금리가 더 내려가지 않고 올라갔다, 그러면 시장이 상당히 불안해할 거고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많이 미칠 거고 이렇게 불안해하시는데, 매일매일 뉴스를 보면서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고 긴 안목에서 생각해봐야 돼요.
첫 번째, 지금의 시장 상황, 지금 미국채 장기물 상황들이 안정적인 환경일까요? 아니면 불안정한, 심각한 환경일까요? 응급실 들어가서 죽을 뻔했다가 회복하고 있는 정도인지, 아니면 평상시 정도였다가 조금 불안한 정도의 상황인지가 중요합니다.
시계열을 좀 길게 볼 필요가 있는데, 우리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거의 10년, 그다음에 코로나 때 한 2년 응급실에 있었거든요. 30년의 신자유주의 규제 완화 등의 문제들이 2008년 금융위기 때 한꺼번에 다 폭발했어요. 큰 문제로 응급실에 실려 간 겁니다. 급한 수술을 마치고 링거를 맞은 다음에도 10년 이상 누워 있었어요.
연준이 돈을 엄청나게 풀어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금리 내리고 돈 푸는 게 아니고 비전통적인 방식의 무제한 양적완화를 한 10년 했는데, 그때 금리를 거의 제로로 내리다 보니까 기존 채권 투자자는 좋았겠지만 그다음 채권 투자는 항상 1%, 2%로 해서 재미도 없었고 주식 같은 다른 자산들이 좋았죠. 거기에 익숙하다 보니까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지금 이상한 거 아니야? 했는데 아니죠. 지금은 특히 코로나 이후 2년 정도 후에 물가도 오르고 금리도 오르고 이런 상태고, 우리가 QT*로 갖고 있던 채권들을 팔면서 정상화를 시켰잖아요. 한 번 금리가 높이 올라갔다 내려왔던.
*QT(양적긴축) : 중앙은행이 매입한 채권의 만기가 다가왔을 때 재투자하지 않거나, 보유하던 채권을 만기전에 매각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연준이 사용하는 주요 긴축 수단.
그래서 지금은 2010년대와 다르게 아직도 연준이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옛날보다는 많이 정상화된 상태, 이 정상화된 상태에서 지금 시장 자체에서 소화가 될락 말락 하다가 자꾸 삐져나오는 겁니다. 옛날하고 비교하면 안 되고요. 그동안은 미국이 좋았잖아요. 몇 년 동안 주식도 좋고 미국 우선주의로 엄청난 돈이 들어갔고 채권 소화도 잘 됐는데, 지금 뭐가 삐걱삐걱대는 상황에서 30년물 국채 금리가 5.3%까지 튀어 오르니까 미국 정부가 바이백을 해서 시장을 안정시키려고 했더니 정상적인 시장을 왜곡하는 거 아니냐 등의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
그래서 긴 차원에서는 응급실을 벗어나서 일단 평상시에 거리를 걷고 있긴 한데 도중에 다시 이슈가 나와서 찾아보고 있는 상황 정도에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정상적으로 월차 내고 병원 가는 게 아니고 잠깐 검진만 받고 올 정도는 될 것 같은데, 만약에 심각한 문제면 그다음에 연준이 나서든가 뭔가 하긴 해야 되는데 그 정도로 위기 상황은 아니고 지금 한번 해보려고 하는데 여기서 삐끗한 거를 '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일단 나를 한번 믿어봐'라고 베센트는 얘기하는 거고, 시장은 그렇게 왜곡하면 문제가 더 커지니까 경고를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어요.
"돈의 무게중심이 바뀐다" 10년물 5%가 무서운 진짜 이유 Q. 지금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 선까지 위협하면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10년물 5%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10년물은 지난 40년 동안 쭉 내려왔다가 2021년쯤부터 다시 올라가고 있어서 이제 5%가 다시 만들어지는데요.
금융위기 직전에 30년물 5.3%여서 무시무시하죠. 30년물이 만들어진 게 1977년쯤입니다. 그전에 20년물까지였는데 보험사들의 요구, 줘야 되는 돈이 장기이기 때문에 이거를 맞춰야 되거든요(듀레이션 매칭). 그래서 처음 발행했을 때 7%로, 80년대 볼커가 금리 21%로 올렸을 때 15%, 저 때는 채권 사야죠. 그다음 40년 동안 쭉 내려왔습니다.
2007년에 5.3%, 그리고 내려갔다가 이제는 올라가면서 5.3%. 내려왔다가 인플레이션 이슈 등으로 올라가는 것은 이상하지 않습니다. 내려갈 수도 있고 이슈에 의해서 올라갈 수도 있죠.
문제는 이때 미국 정부의 부채가 GDP의 50~60%에 불과한데 지금은 거의 GDP의 100%, 40조 달러 부채. 무시무시하죠. 이때는 성장률도 높고 지금은 그보다는 낮고. 그래서 40조 달러의 부채를 미국이 감당 가능할까? 미국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또 트리플A(AAA)라는 위대한 등급이 AA+로 하락했죠. 그러면 이거 안전자산이 맞겠냐는 의구심이 튀어나온 상황인데요.
30년물은 5.3%에서 일단 바이백을 통해서 이 정도쯤에서 멈췄으면 좋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들어가면서 여기서 각축을 벌이게 될 가능성이 높고, 미국채 10년은 4.8~5% 터치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거의 모기지 30년 쓰거든요. 모기지 금리가 30년물 금리에 연결되니까 7%대 되니까 이 금리에 빌려서 주택 사는 사람들이 많이 없겠죠. 그 금리가 높으면 부담이 되는 상황이고요.
10년물은 기업이 채권 발행할 때 벤치마크로 사용하기 때문에 주로 10년물이 중요한 벤치마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5%의 의미는, 0~1%였을 때의 금리,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의 비정상적인 금리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까, 그래서 주식 하시는 분들이나 기업 하시는 분들은 좋았죠. 2%, 3%, 4% 조달을 했으니까. 이게 올라가니까 부담되는 겁니다.
특히 주식이 부담됩니다. 왜냐하면 밸류에이션으로 5%로 할인을 해야 되는데, 제가 주식 50, 채권 40, 대체 자산 10, 이렇게 그동안 자산 배분을 했는데 지난 2010년에서 20년 동안은 금리가 너무 낮아서 채권에 40을 못 두고 10으로 줄인 거예요. 주식으로 30, 대체 자산으로 10. 나스닥, S&P500이 그래서 날아간 거고요. 유동성의 힘이죠. 또 대체 자산이 사모대출, 프라이빗 에쿼티 등으로 많이 갔는데 금리가 5% 되면 다시 배분해서 채권으로 가야죠. 여기서 20을 빼고 여기서 10을 빼서, S&P500이 지난 15년 동안 갔던 힘 중에 30%가 줄어든다면 그 수익률이 나올 수 있을까요? 주식 하시는 분들한테 많이 부담이 되는 상황. 밸류에이션도 그렇고 유동성도 그렇고, 똑같은 유동성이라고 한다면 그런 부담이 많이 되는 수준으로 자산의 이동이 빨라지게 되겠고 할인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부담도 많이 되는 상황으로 바뀐다.
국가부채만의 문제가 아니다..美 장기금리 밀어올리는 '네 가지 악재'
첫 번째, 미국의 재정 건전성 재정 위기, 너무 많은 국가부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잖아요. 일단 그 문제는 분명히 있습니다. 국가부채 너무 많이 풀었고 특히 10년, 20년 동안 코로나도 그렇지만 금융위기 때부터 돈을 엄청나게 풀었잖아요. 그래서 정부 부채 비율이 GDP의 50~60%에서 거의 100%까지 가파르게 20년 동안 올라왔습니다.
두 번째, 국채 수요처가 많이 부족한 이유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또는 영국·프랑스·독일 등 방산 투자, 인프라 투자가, 20년 동안 안 했던 투자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겁니다. 미국만 생각해 보세요. IT 버블 때인 1999년, 2000년에 엄청나게 투자했다가 버블이 꺼지고 나서 20년 동안 투자를 많이 안 했어요. 애플이든 구글이든 그 돈으로 자사주 사거나 주주 환원했다. 그러니까 주가 많이 올라갔죠. 근데 지금은 주주 환원 할 게 아니라 투자하고도 모자라서 회사채 발행하고 사모대출 받아서 엄청나게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잖아요. 독일은 군사력 증강한다고 해서 군사비 늘리면서 엄청난 투자를 하게 되죠. 그러면 돈도 부족하고 투자하는 데 쏟아부어야 되니까 투자가 몰리면서 경쟁하는 공급이 국채 말고도 많다.
세 번째, 낮았던 인플레이션이 2020년 코로나 이후에 다시 불거져서 끈적끈적하게 남아 있는 인플레이션이 금리를 상승하게 만드는 주요인이 되기도 했고요.
네 번째, 미국 국채 30년물을 많이 사줬던 중국·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들이 더 이상 미국 국채를 안 사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하니까 세계의 지정학적 지도가 바뀌죠.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암묵적으로 형성된 영토에 대한 보전이 다 깨져버리니까 바이든 정부가 러시아에 강력한 금융 제재를 가합니다. 러시아가 갖고 있었던 달러, 국채가 전부 동결돼 버리거든요. 그러면 그 이후로 중국이든 러시아든 미국 국채를 살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브라질도 인도도 '달러만 하기에는 부담인데'라는 지정학적 이유로 신흥국들이 더 이상 달러 장기 채권들을 안 사는 요인도 강력합니다.
Q. 이 네 가지는 단기간에 판을 바꾸기에는 쉽지 않은 이슈들일 것 같은데, 그러면 30년물에 대한 수요는 향후 5년, 10년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 가정해야 되죠?
그렇게 봐야죠. 2000년 초반쯤 단기채 금리는 올라갔는데 장기채 금리는 빠르게 내려간 적이 있었거든요. 그린스펀의 수수께끼(정책금리를 올렸지만 시장금리는 하락하는 현상)였는데, 2000년 이후에 중국이 등장하고 원자재 가격으로 돈을 버는 신흥국들이 엄청나게 미국 장기채를 샀거든요. 그러면서 미국이 '이런 수요가 있구나'라고 너무 안심했었어요. 적절하게 관리했어야 되는데 안일하게 생각했다가 뒤바뀌어 버리니까 미스매치가 난 문제가 있죠. 하여튼 앞으로는 5년, 10년 갈 중요한 화두들이 위 네 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장기채 수요가 적으니까 30년물 채권 비중을 줄이고 바이백으로 단기채 발행을 늘려서 자금을 조달하는 작업을 한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미국의 차입자문위원회는 단기채 발행 비중 20%가 권고안이었습니다. 기업이 자금 운용할 때 너무 단기에 몰려 있을 때 단기 금융시장이 악화되면 바로 유동성 위기에 몰리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저 이상 넘지 말고 20%만 해'라고 권고안을 준 건데, 상황에 따라서 한 25%까지 늘릴 수 있다. 지금은 20%에서 21~22% 이렇게 좀 올라갔을 겁니다. 이것을 25% 정도 올리고 낮추고 하는 정도로 일단 재무부가 손을 대서 시장을 안정시키려고 하고 있다.
만약에 안 되면 더 큰 놈들이 나오겠죠. 그렇게 되면 비정상적인 시장이 될 수도 있으니까 '일단 나를 한번 믿어봐'라고 베센트는 얘기하는 거고, 시장은 그렇게 왜곡하면 문제가 더 커지니까 특히 채권 자경단 같은 사람들이 경고를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어요.
Q. 이것은 몇 개월 정도 지켜봐야 되는 상황인가요?
네, 지켜봐야죠. 심각하게 더 진행될지 아니면 단기 처방으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지인데 하필이면 지금 모든 게 몰려 있는 겁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자금도 지금 투자 수요가 몰려 있잖아요. 계속 회사채 발행하고 사모대출 쓰면서 금리도 같이 높아지니까 미국채와 회사채 둘이 경쟁하니까 더 심해진 거죠.
우리는 판단해야 됩니다. 진짜 국채가 문제가 돼서 이런 건지, 아니면 재정 건전성이 심각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인플레이션 또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수요 경쟁, 지정학적인 문제, 신흥국이 미국채를 안 사주는 것들, 이런 것들이 겹쳐져서 그런 건지.
"바이백은 '돈 풀기'가 아니다"..베센트의 말, 정말 맞을까? Q. 바이백을 두고 사실상 양적완화가 아니냐라는 비판도 있잖아요. 베센트는 그렇지 않다고 못 박긴 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진행자 (2026년 9월)
(많은 사람들이) '아, 재무장관이 QE(양적완화)를 하려고 하는구나. 연준이 하는 일에 개입하려는 거구나'라고 오해하는 것 같아요.
스콧 베센트 | 미 재무장관 (지난 9월 8일)
저는 QE를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시장이 불균형 상태에 놓일 때, 제 역할은 시장을 다시 균형 상태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바이백은 재무부가 하는 거고, 평상 업무에 있는 겁니다. KPI도 있고요. 그런데 양적완화는 연준이 하는 거고, 평소가 아니라 비상 사태 때 하는 거죠. 그런데 응급실에 실려 갈 정도는 아직 아니라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바이백을 양적완화라 부르는 건 너무 건너뛰었어요.
위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세 가지(양적완화 QE /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만기 교체) / 수익률곡선 통제 YCC)가 있는데,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먼저 있겠고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 중앙은행이 단기 국채를 팔고 그 대금으로 장기 국채를 사들여 장기 금리 하락을 유도하는 통화 정책
연준이 보유한 단기채를 빼다가 장기채로 돌리는 그 큰 규모는 바뀌지 않고 윗돌 빼서 아랫돌로 괴는 바이백과는 달라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연준이 직접 하는 거고요. 바이백은 재무부가 자기가 발행한 걸 자기가 파는 거고, 연준은 발행 기관이고 재무부는 집행 기관이죠. 베센트가 굳이 따진다면 연준이 할 수 있는 전통적인 것 중에 가장 낮은 단계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바이백과 좀 비슷한 거라고 하는데, 그것도 뭐 그 정도보다 좀 낮은 정도일 것 같고요. 그래서 일단 양적완화와는 많이 다르다.
그다음에 연준이 할 수 있는 건 수익률 곡선 통제. 특정 만기 채권의 금리가 4.5%에서 다 사. 무제한으로 들어가는 거거든요. 그럼 거기 딱 금리가 안 오르게 막는 거잖아요. 이 정도부터가 강력한 비전통적인 통화 정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고요.
양적완화는 '미국 국채 필요한 만큼 다 사버려' 이런 거라서 상당히 강력한 거고, 오퍼레이션은 그보다 좀 낮은 정도의 조치로 볼 수 있고, 바이백은 재무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부터는 연준, 이렇게 다른 영역이다
Q. 그러면 바이백 정도로는 시중에 돈을 풀었다고 할 수 없는 거네요.
굳이 통화량을 확 늘려서 이랬다라고 보기는 좀 애매하고, 다만 여러분이 헷갈릴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정부 부채 비율이 높아서 사람들이 채권을 안 사줄 때 정부가 채권을 찍으면 중앙은행이 다 사줘서 통화량 확대로 환율이 약세가 되고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가는 걸 봤단 말이죠. 베네수엘라 같은 80년대 중남미. 그래서 미국도 비슷하게 가는 거 아니야? 라고 잘못 아실 수 있어서.
80년대 중남미형은 중앙은행이 발행한 채권을 직접 사는 겁니다. 발행 시장에서 그러면 돈을 바로 푸는 게 돼서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에 안 남고 그냥 다 풀려버립니다. 이랬을 때 하이퍼 인플레이션, 환율의 엄청난 약세.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는 지금도 그렇게 되는 거고요.
미국은 어떻게 하냐면, 미국 재무부가 발행을 하면 연준이 발행 시장에서 채권을 못 사게 돼 있습니다. 막아놨습니다. 연준법. 1935년 은행법에 의해서 공개시장 안에서만 채권 매입, 재무부로부터 직접 인수 불가. 이 법을 바꾸려면 의회에서 바꿔야 되는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양적완화할 때 재무부가 채권을 발행해요. 그거를 돌아다니는 유통물만 살 수 있어요. 재무부에서 직접 사서 소각하는 게 아니고 국채 시장에 돌아다니는 유통물의 채권, 만기 2년짜리, 10년짜리, 20년짜리를 사서 연준의 대차대조표에 남겨놓습니다. 이거 중요합니다.
그리고 상황이 안정을 찾으면 다시 팝니다. 연준이 보유한 국채를 시장에 파는 양적긴축(QT)이죠. 연준이 시장에서 국채를 살 때는 양적완화(QE)로 산 거죠. 매입한 국채를 소각했다면 통화량이 엄청나게 풀리는 건데 쟁여 놨다가 나중에 다시 시장에다 파는 겁니다. 그 차이 때문에 중남미형은 완전히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가고, 미국형은 하이퍼 인플레이션까지 안 가고.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그리고 옛날에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이 정부가 국채를 사줄 데가 없으니까 이런 식으로 재정을 화폐화했다고 하는 건데 문제가 생겨서 나중에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때 1990년대 후반에 전부 다 규정을 넣어서 못하게 합니다. 물론 나중에 상황이 안 되면 법이 바뀔 수는 있죠.
그리고 중앙은행이 자국채를 오랫동안 갖고 있으면 그 효과가 있잖아요. 연준은 보유량을 조금씩 줄이면서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연준이 국채 보유를 다 줄이는 건데 지금 계속 줄여왔다가 지금은 좀 분위기가 안 좋죠. 그래서 약간 멈춰 있는 상태, 다시 늘렸다 줄였다 조절하는 상태. 연준이 국채 보유량이 낮고 국채 매입을 안 했을 때는 정상이었는데 위기가 생겼고 그 위기를 양적완화로 돌파했기 때문에, 만약 2008년의 금융위기를 양적완화나 버냉키가 했던 대로 돈을 풀고 하지 않고 정석대로 경기 침체를 겪고 구조조정해서 했으면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거예요. 회복도 그렇고 주식도 안 좋았다가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때 중국이 엄청나게 부상했을 수도 있고, 그건 모르는 일인데 우리는 그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2008년 이후로 미증유의 길로 이미 들어섰고, 그나마 완전히 재정을 화폐화한 게 아니라 이런 식으로 조절을 해 왔다.
이게 1935년이니까 미국이 2차 세계대전 때부터 상당히 오래전부터 이렇게 사용을 했던 방법들을, 그때도 위기가 있었거든요. 그런 문제들을 이렇게 해 보니까 어느 정도 가능하다, 그 법 안에서 그거를 재활용하고 조금 더 확대하는 상황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Q. 그러니까 아직은 아니지만 나중에 연준이 개입을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는 일은 안 생긴다?
그렇죠. 안전 장치들을 이미 해놨다.
Q. 만약 그때 연준이 그렇게 해도 시장이 안 잡힌다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할 방법이?
그건 있다. 상황이 바뀌어서 전쟁, 전시 상태다, 그리고 이 방법도 좀 약하다 했을 때는 법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연준 보유 국채를 QT로 줄인다고 해놓고 줄이지 않고 계속 가면 효과들이 반감되니까, 재정의 화폐화와 유사한 성격까지 갈 수 있으니까 계속 조심스럽게 보고 평소 때는 줄이는 방식으로 가자. 그래서 케빈 워시가 연준 대차대조표에 미국채가 쌓여 있는 게 싫다는 겁니다.
케빈 워시 미 연준의장 | 연준의장 인준 청문회 당시 (2026년 4월)
저는 천천히, 신중하게 진행하되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비대한 대차대조표를 만드는 데 18년이 걸렸고 이것이 연준의 신뢰성에 상당한 해를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방식은 정상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줄이는 방식으로 얘기했다가 지금 유야무야하는 상황이긴 한데 앞으로 정상적인 상황이 되면 연준은 보유 국채를 줄이는 게 맞죠.
Q. 복잡한 국채 금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AI를 중심으로 한 시장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 있어서잖아요.
그렇죠. 구독자분들의 관심은 'AI가 잘 돼야 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잘 되는데'예요. 주가 판단을 할 때 섹터 애널리스트들이 예를 들어서 250만 원 이렇게 얘기하면 매크로 애널리스트 쪽에서 이걸 잡아줍니다. 평시에는 250만 원인데 이렇게 거시경제가 불안할 때는 디스카운트를 좀 해서 170만 원 이렇게 잡아주거든요. 그 거시경제의 방향을 생각해야 되는데 상반기에는 이란 전쟁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괜찮다고 너무 높게 봤던 게 있고요.
거시경제를 생각한다면 이란 지정학적 문제, 또 이란 전쟁이 건드리는 유가와 물가와 미국의 금리 상승이 계속된다면 조금 더 디스카운트를 해야 되는, 좀 더 보수적으로 봐야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