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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안 타고 승무 경력 조작하고도 무죄…법원 "사실 증명일 뿐"

유영규 기자

입력 : 2026.09.18 10:12


▲ 부산지방법원

실제 선박에 승선하지 않은 육상근무자들이 배를 탄 것처럼 허위 승무 경력을 만들고 이를 해양수산부 전산시스템에 등록되도록 한 선박관리업체 임직원들에게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부산지법 형사10단독 허성민 판사는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와 불실기재공전자기록등행사 혐의로 기소된 A 씨 등 10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고 오늘(18일) 밝혔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실제 선박에 승선하지 않은 육상근무자들을 승선한 것처럼 허위로 승·하선 공인을 신청해 해양수산부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PORT-MIS)에 승무 경력이 등록되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일부 육상근무자들이 상위 직급에 필요한 승무 경력을 쌓거나 특수선 승무 경력을 확보하고, 회사 차원에서는 외국 선주사의 신뢰를 얻는 데 유리한 경력을 만들기 위해 오일·케미컬 운반선과 LPG운반선 등에 선장·기관장·항해사 등으로 근무한 것처럼 허위 경력을 만든 것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에 등록된 승·하선 공인 기록은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죄' 처벌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판례상 이 죄의 대상이 되는 공전자기록은 '권리·의무'에 관한 것이어야 하고 사실을 증명하는 데 그치는 기록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허 판사는 "해운항만물류정보시스템에 기록된 승·하선 사실과 승·하선 공인사항의 전자기록은 선원 근로관계의 존재와 선박 승·하선이라는 사실 등을 공적으로 관리·확인했다는 사실 증명의 기능을 갖는 기록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허위 자료를 제출해 승·하선 공인을 받은 행위 자체가 법적 문제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허위 자료 제출 행위가 위계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하는지, 허위 승무 경력으로 해기사 면허 등을 받은 경우 선박직원법 위반이나 면허증불실기재죄가 성립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이들 혐의가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아 법원의 판단 대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공전자기록등불실기재는 '범죄로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고 피고인 10명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