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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조사단 "미 이란 초교 공습, 전쟁범죄 가능성…위험성 알고도 공격"

유덕기 기자

입력 : 2026.09.18 09:38


▲ 미군 공습으로 사망한 초등학생들의 초상화

미국이 올해 2월 이란의 초등학교와 체육시설을 공습해 어린이를 포함해 170여 명의 민간인을 숨지게 한 사건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합리적 근거가 있다는 유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지시간 17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 이란 독립국제진상조사단은 18쪽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오는 2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인권이사회에 이 같은 내용을 정식 보고할 예정입니다.

조사단은 보고서에서 이미 알려진 대로 전쟁 개시 첫날인 지난 2월 28일 이란 남부 미나브의 한 초등학교를 타격한 공습으로 13세 미만 어린이 123명을 포함해 총 157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이란 중부 라메르드의 스포츠센터와 주택가를 겨냥한 두 번째 공습에서도 어린이 5명을 포함해 민간인 22명이 목숨을 잃고 17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조사단은 "미국이 민간인 인명 피해나 민간 시설 파괴를 초래할 수 있는 무차별 공격을 감행해 전쟁범죄를 저질렀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다"며 "미군은 타깃이 군사 목표물인지 확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하는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해당 학교 타격이 오래된 표적 데이터를 사용한 데 따른 오류 때문이라고 설명해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6월 취재진에 "그 누구도 고의로 그런 일을 하지는 않았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전쟁은 끔찍한(nasty) 일"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엔 조사단은 해당 학교 건물 자체가 명백한 공격 목표 지점이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러면서 "미군이 오래된 정보에 의존했더라도 민간 시설 타격 위험을 충분히 인지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공격을 감행한 것은 단순한 과실을 넘어선 무모한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라메르드 스포츠센터 공습 당시 미군이 정밀타격미사일을 이용해 인구 밀집 지역에 약 18만 개의 텅스텐 탄자를 흩뿌린 것 역시 "살상 위험을 방치한 무모한 결정"이라고 조사단은 지적했습니다.

미 국방부는 이번 유엔 보고서에 대해 "외부 기관의 보고서에 대해서는 논평하지 않는다"며 "자체 조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며 현재로서는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밝히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2월 28일 이전에 이뤄진 이란 당국의 자국민 탄압과 반인륜 범죄 행위도 상세히 담겼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작년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국 31개 전체 주에서 반정부 시위를 유혈 진압해 공식 집계로만 3천38명이 사망하고 2만 5천여 명이 다쳤습니다.

조사단은 실제 피해 규모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란 당국은 올해 들어 시위와 관련해 최소 58명을 국가안보를 위협한 혐의로 처형했으며, 현재도 여성 5명과 미성년자 3명을 포함한 70여 명의 이란인이 사형 집행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