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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가족 혜택 받으려 혼인신고 안한다?…부정수급 실태는

유영규 기자

입력 : 2026.09.17 07:54


▲ 이혼 소송

한부모가족 혜택을 받기 위해 아이를 낳은 후에도 혼인신고를 하지 않거나 위장 이혼한 부부에 대한 사례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심심찮게 올라옵니다.

한부모가족의 자격을 얻으면 자녀 1명당 월 23만 원의 아동양육비 등 각종 복지급여가 주어지고 부동산 청약·소득공제 등에서도 혜택이 적지 않은 편입니다.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부정수급은 실제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정수급 사유 중 한부모가족 혜택을 받고자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등 사실혼을 고의로 은닉하는 유형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관계 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부모가족지원법은 이혼·사별하거나 미혼인 부모 등이 자녀를 양육하는 모자가족 또는 부자가족을 한부모가족으로 규정합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사실혼 관계에 있다면 지원 대상이 아닙니다.

그러나 배우자가 있더라도 가족을 경제적으로 부양하지 않고 악의적으로 유기한다면 지원 대상이 됩니다.

한부모가족으로 인정된 후 중위소득 65% 이하의 소득 기준 등을 충족하면 월 23만 원의 아동양육비와 같은 복지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조건이 까다롭지만, 혜택이 적지 않고 예산·대상이 확대됨에 따라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부정수급 신고와 환수결정액은 증가세입니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해 위장이혼을 하거나 사실혼 관계를 숨기고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를 부정하게 받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신고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 권익위에 접수된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부정수급 신고 건수는 2020년 40건에서 2025년 454건으로 11.4배 증가했습니다.

올해는 8월까지 370건이 접수됐습니다.

한부모가족 지원 예산은 2025년 5천614억 원에서 올해는 5천789억 원, 2027년에는 6천26억 원(정부예산안 기준)으로 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성평등가족부의 한부모가족 부정수급 환수 결정 금액도 해마다 증가합니다.

2021년 5억 6천500만 원이었던 부정수급 환수 결정액은 2025년 9억 5천300만 원으로 68.7% 뛰었습니다.

복지급여 외에도 일정 요건을 충족한 한부모가족은 공공주택 신혼부부 특별공급이나 신혼희망타운을 신청할 수 있고, 소득 공제 시 연 100만 원의 한부모 추가 공제도 받을 수 있어 이와 관련한 부정행위도 적발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2021년 하반기 분양단지 중 부정청약 의심단지 50곳을 점검해 170건의 공급 질서 교란 행위를 적발했습니다.

이 중에는 사실혼 관계인 부부가 한 명은 신혼부부 특별공급(한부모가정)으로, 다른 한명은 자녀 가점을 받아 생애최초 주택 특별공급에 당첨된 사례가 포함됐습니다.

2024년 상반기 부정청약 점검에서는 이미 집 두 채를 보유한 배우자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사실혼 관계로 살면서 위례신도시 한부모가족 특별공급에 당첨된 건이 적발됐습니다.

혼외 출산율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한부모가족 지원을 받기 위한 의도적인 혼인 신고 회피나 위장 이혼 증가로 직접 연결할 근거는 없습니다.

혼외 출산율 증가의 주요 배경으로는 혼인·출산에 대한 가치관 변화와 비혼·동거 등 가족 형태 다양화가 거론됩니다.

통계청이 격년으로 하는 사회조사에서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데 동의한 비율은 2012년 22.4%에서 2024년 37.2%로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사회보장 제도 전반에서 사실혼 은닉과 위장 이혼이 주요 부정수급 위험 유형으로 관리되는 것도 맞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6∼2021년 '사회보장 분야 사각지대 축소와 부적정 지출 관리 방안'을 주제로 내놓은 일련의 보고서는 사실혼 은닉과 위장 이혼, 금융·사업소득 미신고 등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의 부정수급 환수 결정 사유의 주를 이룬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제도를 악용한 부정수급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한부모가족 지원금의 경우에도 권익위는 크게 ▲ 정상 부부면서 위장 이혼 ▲ 사실상 부부관계를 유지하면서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음 ▲ 한가족 지원 소득기준을 충족하도록 실제 소득을 숨김 ▲ 위장 이혼하면서 재산을 한 배우자에게 몰아줘 재산을 은닉 등을 부정수급의 주요 유형으로 제시합니다.

다만 전체 지원 규모에 견줘 보면 부정수급 환수 결정 건수 자체는 제한적입니다.

2024년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지원 대상은 약 19만 9천 세대였는데, 같은 해 아동양육비 부정수급 환수결정은 862건이었습니다.

단순 계산하면 1천 세대당 약 4건 수준입니다.

또 처음부터 고의적으로 사실혼을 숨기기보다는 한부모가족 혜택을 받다가 소득 증가·재혼(사실혼 포함) 등으로 자격을 잃었음에도 이를 신고하지 않은 비중이 큰 편이라고 성평등가족부는 설명했습니다.

현실 생활에서는 출산 후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려면 법률혼 중 출생한 자녀와 달리 부자관계를 성립시키기 위해 인지 등 별도 절차가 필요할 수 있어 복잡합니다.

위장 이혼도 서류상 이혼이 아닌 실제 공동생활 여부 등을 종합해 판단하기 때문에 가족관계를 기존처럼 유지하면서 한부모 자격을 인정받기는 쉽지 않습니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실제 환수 사례에서는 처음부터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한부모를 위장하는 경우보다는 한부모가족 자격을 얻은 후 소득이 늘거나 재혼해 자격을 잃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편"이라며 "이에 인적사항·소득 및 재산 변동 사항을 정기·수시 조사하고, 변경 시 신고 절차를 지속 안내해 자진 신고를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부모가족 자격을 얻는 것 자체도 쉽지 않습니다.

2026년 성평등가족부의 '한부모가족지원사업 안내'를 보면 한부모가족 신청을 하면 자료 조사를 통해 자격 조사가 이뤄집니다.

이 과정에서 현장 방문이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먼저 읍·면·동 주민센터에 신청서를 내면 시·군·구의 통합조사관리팀이 신청인의 가구 구성, 소득·재산, 가족관계 등을 조사하고 차세대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통해 관련 자료를 조회합니다.

필요한 경우 추가 서류를 요구하거나 실제 거주·생활 실태 등을 확인하기 위한 방문조사를 할 수 있습니다.

선정됐다고 끝이 아닙니다.

성평등부에서는 부정수급을 방지하기 위해 수급자들에게 정기적으로 소득·인적사항 변경 시 신고 의무 및 법적 처벌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합니다.

또 사회보장정보시스템과 혼인정보 시스템에 연계해 수급자들의 소득과 재산, 혼인 여부 등 변경 사항을 수시·정기적으로 확인합니다.

부정수급이 적발되면 그간 받은 지원금이 환수되고,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등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2024년 울산지방법원이 이혼 후 다른 사람과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한부모 아동양육비, 기초주거급여 등 4천만 원 상당의 혜택을 받은 A씨에게 벌금 600만 원을 선고한 판례도 있습니다.

2020년부터 한부모 아동양육비 부정수급을 적발하기 위한 신고 포상금 제도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부정수급을 실명으로 신고한 이에게는 환수 결정액의 10∼30%(최대 3천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됩니다.

권익위가 매년 발간하는 '부패·공익신고 및 보상 사례집'을 보면 2024년에는 한부모가족 지원금 부정수급 환수결정에 대해 약 200만 원, 2022년에는 1천500여만 원의 보상금이 책정된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