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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안전기준' 공조에…스타트업들 "경쟁 막는 규제 장벽"

곽상은 기자

입력 : 2026.09.16 09:35


▲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

앤트로픽·오픈AI 등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안전기준을 놓고 서로, 그리고 미국 정부와 공조하려는 움직임이 스타트업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현지시간 15일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AI 관련 스타트업 경영진은 최상위 기업들이 제안하고 동조한 'AI 속도조절'과 '안전기준'이 중소 후발주자와의 경쟁을 막는 '규제 장벽'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최상위 기업들에 규칙 제정 권한을 몰아주고 신생 산업에 대한 이들의 장악력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반도체 설계 효율화 모델을 개발 중인 코그니칩의 파라지 알라이 CEO는 "규제 장벽은 항상 기존 사업자에 유리하다"며 "이미 지나온 뒤에 벽을 쌓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AI 컴퓨터 스타트업 언컨벤셔널AI의 나빈 라오 CEO는 가장 큰 위험은 업계 내 노력의 다양성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앤트로픽이 사실상 모든 앱을 운영하는 단일 문화를 원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캐나다의 AI 스타트업 코히어의 에이든 고메즈 CEO는 블로그에 AI 선두 기업들이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하게 될 수 있다면서 "이 과점 기업들은 이제 경쟁 규칙을 왜곡하고 다른 모든 이를 위한 조건을 자신들이 정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앞서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 선도적 모델 개발사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해 기준을 설정"하고 파국적 피해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기술 발전 속도를 늦추자고 제안하면서 협력에 응하지 않는 기업까지 포괄하는 규제도 함께 요청했습니다.

그는 미국 정부가 반독점 심사 없이 안전기준에 공조할 수 있도록 '제한적 면제(narrow waiver)'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이 제안은 오픈AI와 스페이스XAI의 즉각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앤드루 퍼거슨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은 15일 한 행사에서 "기업들이 온갖 규제와 반독점 면제를 동시에 요구한다면 경계경보가 울린다"며 AI 기업들이 경쟁자를 막을 "진입장벽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장도 정부 허가 없이도 자체적으로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이번 공조가 "카르텔처럼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길 루리아 D.A. 데이비드슨 기술리서치 총괄은 "실리콘밸리는 과거에도 이런 플레이를 해왔다.

규제의 모호함을 이용해 사업을 키우고, 충분히 커지면 사다리를 걷어찬 뒤 스스로 감당하고 주도할 만큼 커진 규제를 받아들인다"고 말했습니다.

AI 선두기업들의 공조는 점차 조직화하고 있습니다.

오픈AI의 크리스 리헤인 최고대외협력책임자(CGAO)는 반독점 면제가 필요하지 않다면서 이미 앤트로픽·구글과 AI 안전 대응을 위한 협력을 진행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앤트로픽·오픈AI·구글은 별도로 공동 AI 안전기준 기구 설립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울러 앤트로픽과 오픈AI에 투자해 온 벤처기업 SV엔젤은 오바마 행정부 전 백악관 대변인 제이 카니를 영입해 프론티어 모델 거버넌스 등 AI 정책을 함께 설계하는 '프로젝트 블루프린트'를 출범시켰습니다.

카니는 "특정 기업의 의제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면서 "AI 세계의 모든 부분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앤트로픽과 오픈AI CEO 모두 공개적으로 '프로젝트 블루프린트'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