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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은 줄고 차환은 늘고…4분기 은행채 발행 증가 전망

이태권 기자

입력 : 2026.09.15 14:22


5대 시중은행 4분기 은행채 차환 예정 물량 (사진=한화투자증권 제공, 연합뉴스)
▲ 5대 시중은행 4분기 은행채 차환 예정 물량

올해 4분기 은행권의 자금 조달 창구인 은행채 발행이 크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은행의 핵심 자금원인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수신이 쪼그라들며 조달 구조가 악화한 데다, 역대 최대 규모의 은행채 만기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주 발표한 8월 은행 총대출(가계+기업)은 2천629조 원으로 전월 대비 13조 이상 증가한 반면, 총수신은 2천592조 6천억 원으로 전월과 거의 동일했습니다.

증가율 기준으로 8월 은행 총수신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4.5%로 여신 증가율 4.2%를 웃돌았지만, 두 지표 간의 격차는 지난 5월 3.1%포인트에서 8월에 0.3%포인트로 축소됐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여신(대출) 확대보다 수신(예금) 둔화에서 비롯됐으며, 그중에서도 은행의 '알짜' 자금원으로 꼽히는 저원가성 수신의 증가세가 꺾인 탓이 큽니다.

은행의 수시입출식 수신은 7월 약 81조 원 감소한 데 이어 8월에도 14조 원 감소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개인 자금이 증시로 대거 이동하는 와중에도 은행 수신은 일부 대기업의 단기 여유자금이 수시입출식 등 저축성 예금에 유입되면서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다만, 기업 단기자금은 기업의 자금 필요에 따라 언제든 빠져나갈 수 있어 안정적인 조달 기반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탈하는 자금을 붙잡기 위해 예금 금리를 올리기는 쉽지 않다 보니, 은행 입장에서는 은행채를 발행해 필요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여기에 오는 4분기 역대급으로 몰려 있는 차환 물량도 은행채 발행을 부추기는 핵심 요인입니다.

연합인포맥스 일자별 만기 종목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4분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은행채 만기 도래액은 27조 1천250억 원에 달합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14조 9천억 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며, 레고랜드 사태 직후 자금 경색이 심했던 2022년 4분기의 20조 3천억 원을 웃도는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한화투자증권 한시화 연구원은 "지난 2024년과 2025년 4분기에 발행됐던 1~2년물 만기가 돌아오는 데다, 올해 6월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변동금리부채권(FRN, 지급하는 이자가 시장금리 변화에 따라 주기적으로 변하는 채권)을 중심으로 발행한 단기물 만기가 함께 도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은행의 알짜 예금이 줄어드는 구조적 요인과 대규모 차환 물량 도래라는 수급적 요인을 감안하면 4분기 은행채 발행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국고채와 은행채의 신용스프레드(금리 차) 축소 여력을 제한하는 요인입니다.

지난 14일 기준 국고채 3년물과 은행채 3년물의 금리 스프레드는 89bp 수준입니다.

지난 7월 91.6bp까지 벌어지며 정점을 찍은 후 8월초 86.5bp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재차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사진=한화투자증권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