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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사 논란에 김동연 역공·당내 쓴소리까지…'사면초가' 추미애

유영규 기자

입력 : 2026.09.15 11:07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난달 5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추다르크'로 불릴 정도로 강한 개혁 성향을 앞세워 여성 최초 광역단체장에 오른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 두 달 반 만에 큰 위기를 맞았습니다.

5천억 원 규모의 감액 추경 등 고강도 재정 개혁과 조직 개편을 위한 초유의 정기인사 보류 조치를 단행한 가운데 12억 원대 관사 논란이 불거지며 내부 직원들의 반발은 물론 도민 사퇴 청원이라는 역풍에 직면했습니다.

여기에 국회 법사위원장 때 선도한 검찰 개혁과 관련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면서, 자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류와 도의회 민주당의 비판을 받는 것은 물론 전임자인 김동연 전 지사와도 '재정 책임론'을 두고 정면충돌하는 등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입니다.

오늘(15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추 지사는 지난 7월 1일 취임 일성으로 재정 개혁을 내세우고 "민선 9기 경기도는 7조 원이 넘는 채무를 안고 출발한다.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재정 구조를 전면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5일에는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법인지방소득세 5% 광역지자체 배분, 지방소비세율 25.3%에서 40.0%로 인상, 담배 부과분 지방교육세의 소방분 지역자원시설세 전환 등 세입 구조 개선책을 추진했습니다.

이어 5천465억 원 규모의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이 포함된 추경예산안을 도의회에 제출해 현재 심의가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사실상 감액추경이어서 '기회소득'이 사라지게 된 예술인과 인건비가 미편성된 산하 공공기관 직원 등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의원들도 이해관계가 얽힌 예산 복원을 주장하는 등 예산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가 도청 인근 아파트(156㎡·47평형)를 12억 2천만 원에 전세 계약해 추 지사에게 관사로 제공하고 7천700만 원대 관용차를 구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내로남불' 논란이 빚어졌습니다.

경실련경기도협의회는 "호화 관사 임대 계약을 즉각 철회하고 해당 예산을 환수하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지난 11일에는 추 지사의 퇴임을 요청하는 청원글이 도청 홈페이지에 올라와 닷새 만에 동의 인원이 3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1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도지사가 직접 답변해야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재정 위기의 원인을 전임 도정 탓으로 돌렸다가 김동연 전 지사의 거센 역공까지 받았습니다.

앞서 추 지사는 지난 2일 경기도의회 도정질문에서 현재 도의 재정 위기 원인을 묻는 질의에 "민선 8기에서 기금을 고갈시키고 지방채를 단기간에 5차례나 발행한 것은 이례적이고 방만한 운영"이라며 김 전 지사 시절의 확장재정을 직격한 바 있습니다.

이에 김 전 지사는 오늘(15일) 페이스북을 통해 "확장재정은 3고(高) 위기와 세수 결손 속에서 민생을 지키기 위한 책임 있는 선택이자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며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김 전 지사는 "지난해 경기도 채무비율은 12.86%로 서울시보다도 낮아 재정 위기가 아니다"라며 추 지사의 '재정 위기론'을 정면으로 일축했습니다.

추 지사의 검찰 개혁 관련 강경 발언도 당 안팎의 협공을 부르고 있습니다.

법사위원장 시절 중대범죄수사청법(중수청법), 공소청법 제정을 주도한 추 지사는 취임 이후에도 검찰 개혁과 관련한 목소리를 수시로 내고 있습니다.

민주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난달 11일 페이스북에 "검찰개혁은 그저 하나의 개혁이 아니다. 나머지 개혁도 과연 제대로 할 의지가 있는지, 똑바로 해낼 능력이 있는 것인지 가늠하는 개혁의 깃발인 것"이라며 "개혁을 책임지으려면 걸맞은 일꾼을 뽑고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적어 정청래 당 대표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이어 추 지사는 이달 11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검찰개혁 때문에 대통령 지지율이 내려가는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당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첫 번째 개혁인 검찰개혁에서 역풍을 우려한다고 하면 모든 회의가 몰려오고 그게 지지자들의 마음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 지명에 대해서는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 수사라인 이력 등을 언급하며 "왜곡의 왜곡을 능사로 한 사람을 수사 잘해야 하는 자리에 앉힌다는 것은 모순의 극치"라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12일 열린 민주화운동희생자 추모제에서 김 후보에 대해 "한동훈과 한 배를 탔던 사람"이라고 지적한 뒤 "대통령은 이들(내란) 세력을 징벌해야 하는데 왜 이들 세력에게 업혀서 전전긍긍하는 것인가, 왜 민주영령들을 과거처럼 취급하는 것인가"라고 작심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14일 민주당TV에 나와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인데 노무현 대통령이 안착(해야 할 시점)에 안팎의 세력들이 힘을 합쳐 탄핵하려 했던 전조와 비슷한 상황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를 두고 노무현 정부 초창기 새천년민주당(민주당 전신)이 주도했던 탄핵 정국을 빗대 추 지사를 직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도의회 민주당 안광률 대표도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도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고 먹고사는 문제로 하루하루 걱정하는데 재정 위기면 그것에 맞게 뭔가 지사가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중수청 문제 그게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직격했습니다.

재정·검찰개혁과 관련한 추 지사 행보에 대한 안팎의 공세가 높아지는 데 대해 추 지사 측 관계자는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해 사업 예산의 감액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만큼 도민 여러분의 깊은 이해를 부탁한다"며 "추 지사가 정치적 계산이나 수를 놓는 방식으로 발언하지는 않는다. 검찰 개혁 등과 관련한 언급은 진정성이 담긴 소신 발언으로 봐달라"고 했습니다.

추 지사는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민주화운동희생자 추모제에서 "제가 한 소리 하면 도지사 일이나 똑바로 하라며 아우성이다. 저는 결코 제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며 "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양심으로서 이 자리에 서 있다. 그리고 그 소임을 다 하지 못해 무척 송구함을 영령들께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