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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어 에반 핸슨' 박강현·임규형·나현우, 3인 3색 핸슨…가족의 의미를 묻다

입력 : 2026.09.15 10:42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 탄탄한 연기 내공을 갖춘 배우들의 앙상블로 가족 서사를 완성했다.

'디어 에반 핸슨'은 소년 에반 핸슨의 이야기에서 출발하지만, 무대 위에는 저마다 다른 상처와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이 함께한다. 쉽게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채 각자의 방식으로 고립을 견뎌온 이들은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서로의 삶에 깊숙이 얽히며 예상치 못한 변화를 맞는다. 특히 에반 핸슨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핸슨 가족과 머피 가족의 관계는 작품이 말하는 공감과 연결의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극의 중심에서 에반 핸슨의 여정을 이끄는 박강현, 임규형, 나현우는 각기 다른 해석으로 불안과 외로움, 관계를 향한 갈망과 변화를 그려낸다. 여기에 하이디 핸슨과 래리 머피, 신시아 머피는 가족이라는 틀 안에서 쉽게 꺼내지 못했던 마음과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상처를 견디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 소년을 둘러싼 사건이 가족 구성원 각자의 삶과 맞닿으면서 작품은 개인의 성장에서 나아가 가족과 관계의 의미를 들여다보는 드라마로 시선을 넓힌다.

이들의 관계를 설득력 있게 이끄는 것은 인물마다 다른 삶의 무게와 내면을 담아내는 배우들의 연기다.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사이에서도 쉽게 헤아리지 못했던 마음과 말로 전하지 못한 진심은 배우들의 섬세한 표현을 통해 무대 위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에반 핸슨이 자신의 진솔한 마음을 전하며 극을 이끌어가는 가운데 하이디 핸슨과 래리 머피, 신시아 머피는 각자의 자리에서 가족이 마주한 갈등과 상처를 드러내며 서사의 폭을 넓힌다. 각각의 사연이 하나의 사건 안에서 맞물리며 인물들은 솔직한 감정을 전하고 이는 '디어 에반 핸슨'만의 드라마를 더욱 입체적으로 완성한다.

특히 자녀를 사랑하지만 서로에게 마음을 전하는 방식에는 서툰 부모들의 모습은 작품의 또 다른 중심축이다. 가족 안에서 벌어진 균열을 마주한 인물들은 단순히 에반 핸슨을 둘러싼 주변 인물에 머무르지 않는다. 관계를 지키기 위해 애쓰고, 때로는 뒤늦게 서로의 마음을 헤아려가는 과정은 가족이라는 가장 가까운 관계가 지닌 복잡한 면면을 보여주며 객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홀로 에반 핸슨을 키우며 삶을 꾸려가는 하이디 핸슨은 아들을 향한 사랑과 미안함, 그리고 자신의 삶을 감당해야 하는 현실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린다. 김선영과 신영숙은 한 사람의 엄마이기 전에 자신 역시 불완전한 존재인 하이디 핸슨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다. 특히 에반 핸슨과 마주하는 순간마다 서로를 누구보다 아끼면서도 좀처럼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모자의 관계를 깊이 있게 풀어내며 인물의 서사에 무게를 더한다.

코너 머피와 조이 머피의 아버지 래리 머피와 어머니 신시아 머피는 또 다른 모습의 가족을 보여준다. 장현성과 정동근, 안시하와 임민영은 상실 이후 서로 다른 방식으로 흔들리는 래리 머피와 신시아 머피의 내면을 각기 다른 해석으로 담아낸다. 같은 사건을 마주한 가족이지만 서로 다른 감정을 품고 관계를 이어가는 과정은 실력파 배우들의 밀도 있는 연기를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처럼 하이디 핸슨과 래리 머피, 신시아 머피를 비롯해 저마다의 사연과 상처를 지닌 이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관계를 이어가며 변화를 맞는다. 이들의 선택과 갈등은 에반 핸슨을 둘러싼 사건을 한 소년의 성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가족과 관계에 대한 보편적인 공감으로 넓혀간다.

박강현, 임규형, 나현우, 김선영, 신영숙, 장현성, 정동근, 안시하, 임민영을 비롯한 배우들은 가족 안에서 쉽게 꺼내지 못했던 마음과 현실적인 고민을 각자의 방식으로 설득력 있게 표현한다. 서로 다른 서사가 맞물리는 과정에서 이들의 연기는 인물 사이의 관계를 촘촘하게 엮어내며 극의 밀도를 높인다.

한편, '디어 에반 핸슨'은 불안과 고립 속에서 타인과 연결되고 싶은 소년 에반 핸슨의 이야기를 통해 관계와 인정, 그리고 진정한 자기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오는 11월 1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