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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로 아버지 잃고" 기장 딸의 편지…25년 각별한 인연

김은진 에디터

입력 : 2026.09.12 16:47

테러 25주기 맞아 양키스타디움서 시구


▲ 2026년 9월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뉴욕 메츠의 경기에 앞서 데릭 지터가 시구에 나선 브리엘 사라치니를 안아주고 있다.

9·11 테러로 아버지를 잃은 유족이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 마운드에 올라 아버지를 비롯한 희생자들을 기렸습니다.

오늘(12일) 테러 발생 25주기를 맞아 특별 시구자로 나선 브리엘 사라치니는 9·11 테러범들에게 납치돼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했던 여객기의 기장 고(故) 빅터 사라치니의 딸입니다.

열 살의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그녀는 테러 사흘 뒤 자신의 우상이자 양키스의 간판스타였던 데릭 지터에게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담은 편지를 보냈고, 이를 계기로 25년간 각별한 인연을 이어왔습니다.

당시 편지를 받은 지터는 사라치니 가족을 옛 양키스타디움으로 초대해 선수들을 소개하고 타격 훈련을 가까이서 지켜보게 하는 등 특별한 하루를 선물했습니다.

사라치니는 그때를 돌아보며 "그날 하루만큼은 평범하게 지낼 수 있었다. 당시에는 그러기가 어려웠다"며 "지터는 내가 그 나이의 아이답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줬다"고 말했습니다.

지터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많은 유족을 만나고 나서 우리 선수들의 역할은 승리하는 것임을 깨달았다"며 "적어도 하루 몇시간 만이라도 사람들이 응원할 무언가를 주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지터는 이후에도 종종 연락해 안부를 물었고, 사라치니가 암으로 투병할 때는 쾌유를 비는 음성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2001년 양키스 선수단 멤버들이 9·11 테러 25주기 기념행사에 참석한 브리엘 사라치니(오른쪽 두 번째), 그의 남편 숀 맥과이어(맨 오른쪽)와 함께 시구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날 사라치니는 자신처럼 9·11 테러로 아버지를 잃은 남편 숀 맥과이어와 함께 시구했습니다.

맥과이어의 아버지 패트릭도 당시 남쪽 건물 84층에서 근무하다 숨졌고, 두 사람은 테러 희생자 자녀를 돕는 캠프에서 만나 2017년 결혼했습니다.

이날 던진 공이 포수 앞에서 한 번 튀자, 사라치니는 "아버지는 '내가 던지는 법을 가르쳐줬는데 어떻게 공을 땅에 튀게 했니'라고 물었을 것"이라며 "그러고는 나를 꼭 안아주며 '잘했어, 얘야'라고 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한편, 뉴욕을 연고로 하는 메이저리그 양키스와 메츠 구단 역시 25주기를 맞아 추모비 헌화와 취약계층 봉사활동 등을 진행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