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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핵무기 금지 해제 속도…러 "우리도 조준할 것"

박찬범 기자

입력 : 2026.09.11 23:57


▲ 리투아니아 병사 (자료사진)

러시아에 인접한 유럽 '발트 3국'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가 자국 내 핵무기 배치를 금지하는 헌법 조항의 삭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합니다.

현지시간 오늘(11일), BNS 통신에 따르면 유오자스 올레카스 리투아니아 의회의장은 전날 이 조항 삭제와 관련해 "계획된 입법 일정과 기한을 고려하면 해당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가을 회기를 연장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7월 리투아니아 국회의원 50명이 공동발의한 '리투아니아 영토에 대량살상무기와 외국 군사기지를 둘 수 없다'는 내용의 헌법 137조 폐지안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발언입니다.

리투아니아 헌법은 3개월 간격으로 두 번 표결해 각각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개정할 수 있습니다.

이 폐지안은 1차 심의에서 찬성 89표, 반대 11표, 기권 6표로 통과됐고 의회 사법위원회에서도 지지를 확보했습니다.

BNS는 이에 따라 폐지안이 올 겨울 내로 처리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올레카스 의장은 이 헌법 조항이 더는 지정학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며 "리투아니아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에서 눈에 띄게 이질적인 존재로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가의 최우선 과제는 평화 유지이고, 이를 위한 핵심은 억지력 확보인데 핵무기가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페르비카날 방송 인터뷰에서 리투아니아를 향해 "핵무기 배치는 누군가를 겨냥한 것이고, 당연히 이는 서방이 아닌 동쪽, 즉 우리를 겨냥할 것"이라며 "이는 심각한 긴장 고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만일 어느 나라 영토에 우리를 겨냥한 핵무기가 있다면, 그 나라의 영토 역시 우리 핵무기의 조준선에 놓일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 역외영토 칼리닌그라드와 러시아 맹방 벨라루스 사이에 껴있습니다.

칼리닌그라드와 벨라루스를 잇는 65㎞ 육로 수바우키 회랑이 뚫리면 리투아니아는 물론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등 발트 3국 영토가 나토 회원국과 단절됩니다.

리투아니아는 국방력을 보강하기 위해 독일 연방군 제45기갑여단을 자국 영토에 상주시키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1천300㎞ 넘게 국경을 맞댄 핀란드도 지난 6월 17일 핵무기 금지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서 가결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