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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한 구청 간부가 동료 여직원 사진을 도용해 자신과 연인처럼 묘사한 AI 합성물을 만들어, 재판을 받게 됐단 소식 전해드린 적 있습니다. SBS 보도 반년 만에 성범죄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안희재 기자입니다.
<기자>
달라붙는 민소매와 청바지 차림의 여성이 중년 남성을 끌어안고, 어깨에 손을 올린 채 바라봅니다.
서울 구로구청 간부 A 씨는 지난해 11월 같은 과 여직원 B 씨 사진을 내부망에서 내려받은 뒤, 생성형 AI에 자신의 사진과 함께 넣어 이런 합성물 여러 장을 만들었습니다.
본인 카카오톡 프로필에도 올렸는데, 이걸 본 B 씨가 "연인처럼 묘사한 합성물에 강한 수치심을 느꼈다"며 고소했고, A 씨는 SBS 첫 보도 한 달 만인 지난 4월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초 경찰은 명예훼손은 인정돼도 성범죄까지는 아니라고 봤지만, 검찰은 "누구나 의사에 반해 성적 대상화가 되지 않을 자유가 있다"며 기소했고, 오늘(11일) 1심 법원의 판단은 전부 '유죄'였습니다.
A 씨는 "B 씨에게 호감이 있었을 뿐 성적 욕망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형태는 나체나 속옷 차림 등 노출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라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또, 범행 죄질이 무겁고 반성하는지 의심이 든다면서도,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벌금 600만 원을 선고한다고 밝혔습니다.
[B 씨/'AI 합성' 피해자 : (법원이) 피해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셨다는 점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형량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비슷한 범죄를 막는 데 충분한 역할을 할지….]
(영상편집 : 박춘배, 디자인 : 장성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