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지금 이 도박장의 주인은 나다. 여기서 내가 가리키는 방향의 반대쪽으로 당신 돈을 걸어보겠다고? 한 번 해보세요." 트럼프 정부 '돈의 사령탑'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이번 주 외환시장에 던진 말입니다. '미국 정부에 대들어서 네가 이길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메시지를 대놓고 던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엔화 절상을 원하면 엔화는 절상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요즘 베센트 재무장관이 지휘하는 미국 정부는 외환과 채권 시장에 개입해서 시장과 기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미국이 거의 30년 만에 엔화 직접 매수에 나서도 시장에서 '엔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흐름이 끊기지 않자, '미국 정부는 일본은행의 향후 행보를 이미 알고 있다'고 암시하며 일본 당국과의 노골적인 '커넥션'을 과시했습니다. 미국의 국가부채가 사상 처음 40조 달러를 넘어서자 장기채 '바이백'을 확대하면서, '미국 정부가 아니라 시장이 틀렸다'고 '지적'합니다. 9월초 외환시장의 흐름을 보면, 언뜻 베센트의 뜻대로 흘러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 흐름이 이대로 이어질까요? 그리고, 미국의 노력들은 여름 내내 빠르게 비싸진 우리 돈 원화의 가치와 자본시장에 어떤 힘으로 작용하게 될까요?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 볼 점이 있습니다. 미국 재무장관씩이나 되는 사람이 왜 굳이 "이 도박장의 주인은 나야!" 같은 자극적인 발언을 내놓았을까요? 역설적으로 이건, 그만큼 미국이 직면한 문제들이 간단치 않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합니다. 미국 정부가 끌고 가려는 방향으로 세상의 돈들이 잘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얘깁니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지금 거대한 빚더미에 올라앉은 미국 경제의 순항을 위해서 동시에 여러 가지 까다로운 작전들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도박장의 주인은 나야!"는 이 작전들이 어딘가에서 '삐끗'하지 않게 하려고 단속하는 베센트의 다급한 몸짓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미국에서 달러의 흐름을 좌우하는 고위 공직자를 2명만 꼽으라면, 재무장관과 연준 의장일 겁니다. 이 두 사람,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현재 경제 흐름에 대한 생각이 자칫 충돌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얘기가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른바 베세노믹스 VS 워시노믹스 구도의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이 거론되는 겁니다. 과연 미국 재무부와 연준은 지금 미국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실상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큰 그림 안에서 정교하게 손발을 맞추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진짜 '엇박자'를 낼 수도 있을까요?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 베센트의 "이 도박장의 주인은 나"라는 호언장담이 유효하려면,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가려져야 합니다. 그리고 대답의 결정적인 힌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에 의외로 명확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아무튼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우리 돈 원화와 엔화의 연말까지 방향도 좀 더 구체화될 겁니다. 원화는 7월과 8월에 전 세계 주요 통화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가치가 오른 통화였습니다. 9월에도 이 속도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1달러당 1,200원대까지 진입할 수 있을까요? 만약 진입한다면, 그 가격대에 머무를 수 있을까요? 아니면, 원달러환율의 변곡점이 이제 멀지 않은 걸까요.
올해 '무슨 짓을 해도 주저앉던' 엔화는 어떻게 될까요? 9월 셋째 주 미 연준 FOMC와 일본은행의 통화정책회의가 그 첫 번째 분수령입니다. 지금까지 나와 있는 힌트들로 유추할 수 있는 엔화의 방향은 '이쪽'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미국이 그리는 '돈의 그림'은 어디까지 맞아떨어질 수 있을까요? 원화의 다음 자리는 어디일까요? [똑소리E]에서 권애리 기자가 똑!소리 나게 짚어봤습니다.
1. 엔화 내려! 엔화 올려! 미국의 목적은?
2. 불안한 금리.. 베센트의 작전들, 성공할까?
3. "미국 금리,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낮추라고!"
4. "원화는 이제 거의 '제값' 받네요"
(취재 : 권애리, 촬영 : 박우진, 구성 : 정서우, 편집 : 이기은, 디자인 : 채지우, 인턴 : 김혜원, 제작 : 지식콘텐츠IP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