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후티 난타전 (자료화면)
사우디아라디아가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에 예멘 반군 후티를 통제할 것을 경고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현지시간 9일 보도했습니다.
후티 반군의 사우디에 대한 공세가 격화되면서 사우디가 확전을 막기 위해 후티 반군에 영향력이 큰 이란에 우회 경로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입니다.
중동의 한 고위급 인사는 로이터에 지난 24시간 동안 파키스탄이 이란에 이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확인하면서 이란이 영향력을 행사해 사우디에 대한 후티 반군의 공격을 중단시킬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들은 파키스탄이 '후티를 제어하지 않으면 대리전이 더 넓은 역내 안보 위기로 번질 위험이 있다'는 명확한 입장을 이란에 밝혔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한 이란 고위급은 파키스탄이 이 메시지를 8일 전달했다면서도 "이란은 후티를 통제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로이터는 이란 관련 소식통 2명을 인용, 지난주 이란이 후티 반군에 사우디 공격을 감행하라고 지시하면서 추가 자금·무기 지원을 약속했고 이슬람혁명수비대 지휘관들이 예멘으로 갔다고 보도했습니다.
파키스탄이 중간에서 전달책 역할을 했으나 사우디, 튀르키예와 방위협정을 맺은 국가라는 점에서 이란에 대한 경고는 주목할만합니다.
후티 반군의 사우디 공격에 대해 파키스탄 측은 일단 방위협정에 따라 사우디 영토 방어로 군사적 역할이 제한될 것이라고 강조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최근 자국 TV에 나와 "한 국가에 대한 침략은 3개국(사우디·튀르키예·파키스탄) 모두에 대한 침략으로 간주될 것"이라며 3개국 간 공동 안보 협정이 발동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파키스탄 소식통들은 사우디 리야드에서 이들 3개국 군의 고위급이 후티 반군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고 이 자리에서 예멘으로 군을 진입시키지 않고 사우디 영토 내에서 모든 대응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에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로이터는 사우디의 군사적 대응이 이란이 아닌 후티 반군에만 집중될 것이어서 후티 반군의 공격을 통해 미국의 봉쇄를 끝내려는 이란의 목적이 무산될 것이라는 게 사우디 당국자들의 전망이라고 전했습니다.
후티 반군이 이란이 주도하는 '저항의 축'의 일원으로 이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은 사실이지만 이란은 자금·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9일 엑스에 "안사르알라(후티)는 예멘의 독립적 행위자로서 스스로 정책을 결정한다"며 "그들은 그 누구의 지시를 받지 않으며 그 누구의 대리자로도 움직이지도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2023년 10월 가자전쟁이 발발하자 후티 반군은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이스라엘 관련 선박을 간헐적으로 공격했으나 사우디와는 교전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6월 미·이란 간 휴전이 와해된 뒤 사우디와 후티 반군의 공습 공방이 재개, 휴전이 사실상 종료됐고 이달 들어 양측의 교전이 격화하는 흐름입니다.
양측의 교전은 7월 3일 후티 반군이 이란 항공기의 착륙을 시도하면서 재점화됐습니다.
예멘 영공을 통제하는 사우디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 후티 반군이 이란 항공기를 사나 공항에 착륙하도록 허용하자 사우디군은 이를 차단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후티 반군이 방공망을 가동해 사우디군과 교전했습니다.
이에 사우디군의 지원을 받은 예멘군이 7월 13일 사나 공항 활주로를 폭격하자 후티 반군이 사우디 아브하 공항을 보복 공습하면서 교전이 본격화했고 최근 수주간 공방이 격렬해졌습니다.
후티 반군은 9일에 이어 10일에도 사우디 남부의 아브하, 카미스 무샤이트, 지잔의 군기지, 석유 시설 등을 탄도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