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멀론 람의 사진이 담긴 미 법무부의 공소장
나이트클럽에서 수천만 원짜리 에르메스 가방을 주변에 뿌리면서 재력을 과시하던 싱가포르 출신 20대 남성이 법원에서 3천억 원대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훔쳤다고 인정했습니다.
9일(현지시간) NBC, BBC 등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2억 4천500만 달러(약 3천280억 원) 규모의 암호화폐 사기 사건에서 우두머리 역할을 한 혐의로 기소된 싱가포르인 멀론 람이 지난 8일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에 출석해 유죄를 인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은 미국 역대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도난 사건으로 손꼽힙니다.
람은 싱가포르에서 중학교를 자퇴하고 2023년 미국에 건너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자 유효 기간이 만료됐지만 계속 미국에서 지냈습니다.
그는 지난 온라인 게임 플랫폼에서 만난 이들과 짜고 2024년 8월 워싱턴 DC에 사는 피해자를 속여 비트코인 4천100개를 탈취한 혐의를 받습니다.
람 일당은 각자 구글 클라우드 직원, 미국 암호화폐 플랫폼인 제미니 직원 등으로 역할을 나눠 맡아 피해자에게 "계정 무단 접근 시도가 있었다"고 속여 접근했습니다.
피해자가 여기에 속아 넘어가자 구글 클라우드, PC, 비트코인 지갑 개인키 등을 차례로 손에 넣은 뒤 비트코인 4천100개를 훔쳐 간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후 이들은 LA와 마이애미에서 세간의 눈길을 끌 정도로 호화로운 생활을 즐기다가 범행 한 달 만인 2024년 9월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습니다.
람은 마이애미에 고급 주택을 임대했고 람보르기니, 페라리를 포함한 고급 승용차 30대를 넘게 사들여 타고 다녔습니다.
FBI가 공개한 그의 마이애미 집에는 50만 달러가 넘는 고급 시계들, 수만 달러 짜리 고급 의류들이 있었습니다.
나이트클럽에서는 노골적인 돈 자랑을 일삼았습니다.
LA의 한 나이트클럽에서는 하룻밤에만 56만 9천 달러(약 7억 6천만 원)을 썼습니다.
개당 수천만 원짜리 에르메스 버킨백을 여러 개 산 뒤 나이트클럽 파티에서 사람들에게 던져주기도 했습니다.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한 람은 향후 추가 재판을 거쳐 최대 3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지닌 페리스 피로 워싱턴 DC 연방검사는 "우리는 기술을 무기화해 무고한 사람들의 돈을 훔치는 범죄자들을 계속해서 추적할 것"이라며 "사이버 범죄 제국을 건설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찾아내고, 조직을 해체하고,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