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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농장·주식 있다더니' 재력 과시 혼인남 알고보니 신불자

유영규 기자

입력 : 2026.09.10 08:30


▲ 전주지방법원

"소 농장을 크게 하고 있고 상가도 여러 채 갖고 있으니 행복하게 해 주겠다."

소개팅 앱에서 만나 혼인신고까지 한 여성과 그 가족을 상대로 억대 사기 행각을 벌인 50대 남성이 철창신세를 지게 됐습니다.

전주지법 형사5단독(문주희 부장판사)은 사기 및 절도 등 혐의로 기소된 A(54)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오늘(10일) 밝혔습니다.

A 씨는 혼인했던 B(50대) 씨와 그 아들에게 빌리거나 이들의 명의로 된 신용카드 대금 2억 3천여만 원을 갚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A 씨와 B 씨의 악연은 2022년 9월 시작됐습니다.

A 씨는 소개팅 앱에서 만난 B 씨에게 약 10억 원이 들어있는 것처럼 꾸민 은행 계좌를 보여주면서 "내가 완주군에서 농장을 크게 하고 있다. 상가랑 상속받을 재산도 있다"며 부를 과시했습니다.

이들의 관계는 이후 급속도로 발전해 이듬해 3월 혼인신고를 하고 정읍에 있는 B 씨의 집에서 신혼살림을 차렸습니다.

그러나 행복한 미래를 그린 장밋빛 꿈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깨졌습니다.

A 씨는 "통장에 든 10억 원이 묶여 있어서 현금이 필요하다"며 꾸준히 돈을 요구했고, "내 명의로 지금 차를 못 사니 할부로 구매하자"고 B 씨 명의의 카드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사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B 씨의 아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너희 엄마와 살 집을 구하고 있는데 계약금이 부족하다. 내가 키우는 소나 주식을 팔아서 갚겠다"며 수천만 원을 빌렸습니다.

사실 A 씨는 농장도, 상가도, 주식도, 상속받을 재산도 없는 신용불량자로 B 씨와 그 아들에게 빌린 돈 일부도 게임머니를 사는 데 썼습니다.

뒤늦게 그의 실체를 알게 된 B 씨는 2024년 9월 혼인 취소 무효 소송을 통해 지긋지긋한 과거를 청산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일로 법정에 선 A 씨에게 "피고인은 피해자들과의 신뢰를 악용해 반복적으로 돈을 편취하고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으므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꾸짖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나 규범의식, 준법의식이 현저히 미약해 재범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이므로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