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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오리걸음 엽기 채용에…한국 왔더니 "인신매매"

정반석 기자

입력 : 2026.09.08 20:58|수정 : 2026.09.0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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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지자체가 계절 근로자를 뽑는다면서 필리핀 지원자들에게 오리걸음을 시킨 황당한 실태, 어제(7일) 보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계절 근로자들의 피해는 한국에 와서도 이어졌습니다. 일부는 월급을 갈취당하고 여권까지 빼앗겼습니다. 정부는 이들은 인신매매 피해자로 인정했습니다.

정반석 기자의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필리핀에서 진행된 경기도 파주시의 계절 근로자 선발 모습.

체력을 측정한다는 이유로 오리걸음을 시켰는데, 현장에 사설 인력업체 대표 홍 모 씨도 있었습니다.

필리핀에서 세 자녀를 홀로 키우던 마리아 씨는 4년 전 홍 씨를 통해 한국에 왔습니다.

충남 부여에서 일할 때 매달 45만 원, 전남광주 해남에서 일할 땐 매달 75만 원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홍 씨에게 이체됐다고 했습니다.

[마리아 (가명)/필리핀 계절 근로자 : 제 은행 계좌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몰랐어요. 돈이 자동으로 빠져나가도록 설정돼 있었습니다.]

여권을 뺏기고 홍 씨로부터 돈을 빌린 것처럼 대부 약정서까지 썼다고 말합니다.

[마리아 (가명)/필리핀 계절 근로자 : 각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한국에 올 수 없다고 했어요. 한국에 입국하면 여권을 내야 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마리아 씨가 일한 해남 공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해남 고용주 : 전 그것까진 몰라요. 브로커라고 해야 되나? 인력업체 통해서 그때 걔만 한 명 왔고.]

계절 근로자 사업을 책임지는 해남군청이 2년 전 특별점검을 벌였지만 피해 사실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여권 등을 빼앗긴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솔직하게 답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마리아 (가명)/필리핀 계절 근로자 :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에 모두 '아니오'라고 체크할 수 밖에 없었어요.]

성평등가족부는 지난해 11월 마리아 씨를 포함한 계절 근로자 9명을 인신매매 피해자로 인정한 걸로 파악됐습니다.

여권을 뺏고 대부 약정서 등을 통해 임금을 떼 가면 '노동력 착취형' 인신매매에 해당하는데, 피해자 9명 중 8명은 홍 씨를 통해 입국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홍 씨는 입국 관련 비용과 정당한 서비스 대가를 받은 거라고 주장합니다.

[홍모 씨/인력업체 대표 : 해남이든 안성이든 다 (형법상) 무혐의가 나와가지고요.]

지자체가 계절 근로자를 채용하면서 사설 업체에 의존하는 것도 이런 인신매매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기복/모두를 위한 이주인권문화센터 대표 : (지자체가) 국제 협력 역량이 부족한데, 누군가 옆에서 도와준다고 그러면 그냥 그걸 진짜 협조로 알아요. 브로커의 커넥션이 안 끊어져요.]

고용노동부 목포지청은 근로기준법상 임금 중간착취 혐의로 홍 씨를 검찰에 송치한 상태입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이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