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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수영장에서 수영 강습을 받던 4세 어린이가 익사한 사고와 관련해 당시 아이를 수영장에 데려다준 베이비시터에게도 아이를 살펴야 할 '조리상의 주의의무'가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조리상 주의의무란 법령이나 계약에 명시돼 있지 않더라도 구체적인 상황과 사회 통념상 마땅히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말합니다.
부산지법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카자흐스탄 국적 20대 여성 A 씨에 대해 벌금 200만 원의 선고를 유예했습니다.
선고유예는 범죄 성립과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범행 정도와 정상 등을 고려해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제돕니다.
A 씨는 2023년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 수영장에서 자신이 돌보던 4세 B 군이 물에 빠져 숨진 사고와 관련해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A 씨는 B 군에게 수영복과 보조기구를 착용시킨 뒤 수영장 의자에서 이어폰을 낀 채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봤고, B 군이 구조된 뒤에야 사고를 인식했습니다.
B 군은 수영 강습 중 다른 아동과 물놀이하다 보조기구가 수영장 사다리에 끼여 약 2분 44초간 물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숨졌습니다.
이 사고로 수영강사는 지난해 1심 재판에서 금고 1년의 집행유예 2년, 수영장 안전관리팀장은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A 씨에게도 수영강습 중 B군을 지켜볼 의무가 있었는지였습니다.
A 씨 측은 베이비시터 계약상 업무가 수영강습 통학에 그쳤고 강습 중 보호·관찰 의무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계약상 관찰·보호 의무가 없다는 주장은 받아들였지만, 계약상 의무와 별개로 A 씨에게 '조리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보호자를 대신해 위험성이 있는 수영강습의 통학과 준비를 맡아 수영장에 상주하는 경우 피해 아동이 안전하게 수영하는지 적정 위치에서 관찰해 안전사고를 방지할 조리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판단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취재 : 정다은, 영상편집 : 안준혁, 디자인 : 이정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