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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약 '답손' 부작용으로 간이식…대법 "의료진 책임 인정 어려워"

장훈경 기자

입력 : 2026.09.08 13:59


▲ 대법원

피부 발진 치료를 위한 약물 답손(Dapsone) 투여 뒤 환자가 간부전으로 간이식을 받은 사건에서 대법원이 의료진의 과실 책임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한 대학병원 피부과 전문의 A씨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B씨에게 금고형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에 돌려보냈습니다.

A씨는 2013년 7월 12일 피부발진 치료를 위해 내원한 피해자 C(당시 12세)양을 진료한 뒤 '답손'을 처방했습니다.

답손은 독성간염 유발 등 부작용이 있어 투약 전후 정기적인 혈액 및 간기능검사를 해야 하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지도·설명해야 합니다.

A씨는 이런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부작용도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C양은 고열 등 과민반응으로 다음 달 4일 해당 병원 응급실을 찾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인 B씨 진료를 받았습니다.

B씨는 이틀 뒤인 6일 A씨로부터 '답손을 중단하고 필요에 따라 스테로이드제를 투여해볼 수 있다'는 1차 협진 회신을 받았으나 스테로이드제는 투여하지 않았습니다.

사흘 뒤인 2013년 8월 9일 '전신적 스테로이드 투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는 내용의 2차 협진 회신을 받고서 그날 오후에야 스테로이드 투여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B씨는 스테로이드 투여를 중단했다가 C양의 상태가 악화하자 투여하는 등 단기 투여와 중단을 반복했습니다.

C양은 결국 그달 21일 전격성 간부전으로 혼수상태에 빠졌고 같은 날 간이식을 받아 간장애 5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검찰은 A씨가 답손 부작용 관련 검사와 설명을 하지 않은 과실, B씨는 스테로이드를 지속해 투여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재판에 넘겼습니다.

1심은 A씨만 유죄로 봤으나 2심은 두 사람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각각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2심은 B씨가 적어도 1차 협진회신을 받은 이후에는 답손 과민반응증후군을 강력히 의심해야 했는데도 스테로이드 투여를 지연시키거나 중단하는 등 증상을 악화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의사가 진료행위를 할 때는 환자의 상황과 당시 의료수준, 자기 지식 경험에 따라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진료 방법을 선택할 상당한 범위의 재량을 가진다"며 "그 선택이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한 결과를 놓고 어느 하나만이 정당하고 다른 조처를 한 것은 과실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법리를 들었습니다.

대법원은 C양 입원 기간 내내 답손 약물과민반응증후군인지 세균·바이러스 감염증인지 불확실성이 지속됐던 상황이라는 점을 짚었습니다.

대법원은 B씨가 스테로이드 투여를 보류·중단하고 감염증 검사를 진행하며 경과를 관찰하거나 면역글로불린으로 전환한 것은 "당시 임상의학 지식·준칙에 비춰 보았을 때 의사의 합리적 재량 범위를 벗어난 것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A씨에 대해서도 "검사 미시행·설명 미이행의 업무상 과실이 인정된다 해도 이런 과실이 없었다면 피해자에게 상해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