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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돈줄 '오일 달러' 마른다…미국 해상봉쇄에 경제 숨통 막혀

김민표 기자

입력 : 2026.09.08 09:49


▲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미국의 해상봉쇄 작전으로 이란의 원유 수출길이 막히면서 이란 경제가 질식 수준으로 내몰리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해운 데이터업체 케플러를 인용해 지난 7월 미국이 해상봉쇄를 재개한 이후 이란산 원유가 단 한 방울도 봉쇄선을 넘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란은 지난달 페르시아만 내 선박에 하루 25만 5천 배럴의 원유를 새로 적재했지만, 이 물량은 봉쇄선을 넘지 못한 채 갇혀있습니다.

지난 6월 미국과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로 호르무즈 해협이 일시적으로 뚫렸을 당시 봉쇄선 밖으로 반출해 둔 원유 물량이 사실상 유일한 자금줄이지만 이제는 이마저도 바닥나고 있습니다.

현재 봉쇄선 밖 선박에 실려있는 이란의 원유 물량은 약 2천900만 배럴 수준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케플러는 하루 100만 배럴가량이 중국 등으로 향하고 있는 만큼 내달 중순쯤이면 남은 물량이 고갈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게다가 미국이 '경제적 왕따 작전'을 통해 이란과 거래하는 은행을 표적으로 삼으면서 이미 판매한 원유 대금을 회수하는 일도 쉽지 않게 됐습니다.

원유 수출은 이란의 주요 수입원입니다.

이란 국가 예산의 약 3분의 1가량이 원유 판매 대금으로 충당되고, 현재 이란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이슬람 혁명수비대를 비롯한 군 재정 또한 원유 수입에 기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유 수출이 막히자 전쟁 발발 전부터 이미 파탄 나 있던 이란 경제는 고사 직전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리알화 가치가 폭락하고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인플레이션율이 80%를 상회하고 있고,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이란 경제가 5.4%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1980년대 이후 최악의 수준입니다.

다만 걸프 지역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이런 경제적 압박에도 이란이 굴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오히려 강한 압박은 이란의 보복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유럽외교협의회(ECFR) 이란 전문가 엘리 게란마예는 "미국의 제재는 일반 이란 가정에는 상당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란이 이로 인해 협상 테이블에서 굴복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이란 정권은 오히려 저항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진단했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하마드 후세인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것은 이란 정권이 군사적, 지정학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감수할 용의가 있는 경제적 고통의 정도가 어느 수준인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이란 테헤란의 시장 골목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