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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0 인트로
00:26 창문 열면 전철 굉음…냉장고 문 절반밖에 못 여는 원룸
02:25 최저주거기준에도 못 미치지만…"가격만 생각했다"
03:28 기숙사 짓는 일도 난관…해결책 있을까
요즘 월세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가뜩이나 월급도 안 오르는데 집에서 숨만 쉬어도 돈이 엄청 깨지니까 경제적 부담이 심하다고 합니다. 특히 재정 상황이 어려운 청년들은 비교적 저렴한 원룸을 찾느라 점점 더 열악하고, 학교에서 먼 곳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하는데요. 제가 직접 대학생들이 많이 사는 신림동을 공인중개사와 함께 돌아다녀봤습니다..
1. 창문 열면 전철 굉음…냉장고 문 절반밖에 못 여는 원룸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보증금 500만 원, 월세 30만 원을 받는 한 원룸에 먼저 들어가봤습니다. 현관문부터 창문까지 4~5걸음만 걸으면 닿는, 14제곱미터 크기입니다, 침대도 두기 어려울 정도로 좁아서 누우면 반대편 가구에 발이 닿을 정도입니다. 샤워기 필터는 누렇게 변해있고 화장실은 비좁기만 합니다.
[김재국/공인중개사 : (좁아서) 여기서 어떻게 샤워를 할 수가 있는지…. 문을 열어놓고 (샤워를) 해야 해요.]
창문을 열면 철로가 보이는데, 5분에 한 번 꼴로 전철이 굉음을 내며 지나가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최근 매물로 나온 지 일주일도 안 돼 계약이 체결됐습니다. 보통 월세가 50만 원에서 70만 원 사이인데 비교적 저렴하다보니, 주거 비용을 아끼려는 청년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있는 매물이라고 합니다. 또 다른 집을 보겠습니다. 방 한 구석에 침대가 있고, 그 맞은편에 소형 냉장고도 한 대 있습니다. 이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침대에 부딪혀서 절반만 열립니다.
[침대에 부딪히네요?]
안쪽까지 물건을 넣으려면 앉아서 침대에 몸을 붙이고 팔을 길게 뻗어야 하는 겁니다. 이 곳은 보증금 200만 원, 월세 24만 원을 받는 방입니다. 여기도 매물로 올려두면 2주도 지나지 않아서 계약이 체결되는 방이라고 합니다. 다른 집은 아예 언덕에 있습니다. 가파른 경사로를 10분 이상은 걸어야 하는데,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잠시일 뿐,
[헬스를 다닐 필요가 없죠. 매일매일 안정적으로 이렇게 운동 하잖아요.]
더운 날씨에 땀이 금방 맺히게 됩니다. 방을 소개하는 공인중개사도 청년들에겐 미안한 마음 뿐이라고 말합니다.
[김재국/공인중개사 : (정부 주거 정책의) 혜택을 못 받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에 그분들은 어쩔 수 없이 이런 데로 몰리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2. 최저주거기준에도 못 미치지만…"가격만 생각했다"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최저주거기준'이라는 게 있습니다. 사람이 살기 위해 최소한 '이 정도는 갖춰야 한다'는 기준인데요, 이 기준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최소 주거 면적은 14제곱미터입니다. 그런데 제가 공인중개사와 둘러본 원룸 총 3곳 모두 최저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곳입니다. 제가 둘러본 신림동은 고시생들은 물론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주로 자취를 하고 있는 곳입니다. 이 신림동을 포함한 서울대학교 인근은 지난해에 비해 26%로 월세가 가장 많이 올랐고, 한국외대 15.1%, 연세대 10.4% 등 대학가 전반적으로 월세가 올랐습니다. 서울 전체 대학가 평균은 8%가 올라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이 크게 가중된 겁니다.
[안재홍/취업준비생 : 가격적인 거랑 잠자는 것만 생각해서 (이런 집을 골랐습니다) 따뜻한 물이 좀 시간이 지나야 나오더라고요. 5분에서 7분?]
[대학생 : 산 밑이 그나마 좀 싼 편이거든요. 최대한 싼 곳을 찾다보니 점점 (중심지와) 멀어지더라고요. 바깥으로 밀려나는 느낌?]
3. 기숙사 짓는 일도 난관…해결책 있을까
일반적인 원룸에 비해 대학 기숙사는 그나마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편이죠. 그런데 대학 생활 해보신 분들은 공감할 수 있으실텐데, 기숙사는 살고 싶다고 해도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기숙사가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돼 있기 때문인데요.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대학의 기숙사 수용률은 약 23%입니다. 학생 5명 중 1명만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는 겁니다.
[한의덕/서울 관악구 : 기숙사도 제가 일학년 때 살았었는데 그때 저렴했지만 기숙사가 TO가 그렇게 많이 나진 않아요.]
대학 기숙사가 턱없이 부족한데도 더 지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학교 당국의 의지 부족과 지역 사회의 반대가 겹쳤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동규/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 학교의 재단 안에 유보하고 있는 금액이 굉장히 높은 것에 비해서 필요한 시설들을 확충하는 데 굉장히 소극적이다... 그걸(기숙사를) 지으면은 주변에 이제 '임대인들의 생계에 문제가 생긴다'라고 하면서 반대하는 일들이 있죠.]
다만, 기숙사가 지어진다고 해도 앞에 보여드린 집들이 사라지는 건 아니죠. 그래서 식당 위생을 공무원들이 단속하듯이 민간 임대시장의 열악한 환경도 감독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서동규/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 : 위생 관리라든가 이런 것들을 이렇게 그 행정에서 파악을 하고 관리 감독을 하지 않습니까? 민간 임대주택의 어떤 주거 환경, 그런 것들을 관리 감독하고 살만한 최소한의 공간으로 개보수하도록 강제하는 어떤 그런 조치들도 지금 굉장히 부족한 상황인 거죠.]
취업이 어려워 소득도 부족한데 물가도 높고, 주거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청년들의 생활 공간은 더 열악해지고 있습니다.
(취재 : 임지현,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 신진수 VJ 김형진, 영상편집 : 서병욱, 디자인 : 이수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