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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어둠 속 사람 목소리…9일 만에 기적의 구조

한상우 기자

입력 : 2026.09.04 20:54|수정 : 2026.09.0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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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팔 수력발전소 지하 터널 안에서 네팔인 남성 2명이 기적적으로 구조됐습니다. 토사에 파묻힌 터널 안에서 9일 만에 살아 돌아온 겁니다. 이들은 터널 안에 몇 명이 더 살아있다는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네팔에서 한상우 특파원입니다.

<기자>

허리를 펴기도 힘든 터널 안, 짙은 어둠 속에서 생존자의 목소리가 들리자 구조대가 다가갑니다.

네팔 구조대가 진흙을 뒤집어쓴 남성을 발견해 들것에 실어 나릅니다.

좁은 터널을 간신히 지나 드디어 출구, 생존자의 모습이 보이자, 터널 입구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옵니다.

온몸이 진흙 범벅이 된 채 구조대의 부축을 받으며 또 다른 남성이 흙구덩이 속에서 빠져나옵니다.

구조대에게 감사를 표하는 듯 힘겹게 한 손을 들어 올립니다.

[네팔 군의관 : 구조된 사람 중 한 명의 이름은 산제이 사이고, 방금 구조됐습니다. 32살이고, 기계 제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초기 활력 징후는 정상입니다.]

구조된 남성들은 이 발전소 기계 반장인 산제이 사와 기계 감독관 카비르 마하르잔으로 모두 네팔인입니다.

이들은 헬기에 실려 바로 수도 카트만두의 한 병원으로 후송됐는데, 산제이 사는 건강이 양호하지만, 마하르잔은 손, 발을 움직이지 못하는 위중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제어실에서 근무 중이었다는 산제이 사는 당시 터널 안에 40여 명이 있었는데, 뛰쳐나가라고 소리치며 대피시키고 나니 정작 자신은 탈출하기에 너무 늦어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산제이 사/터널 구조자 : 모두를 구하면서, 저는 댐이 무너졌다고, 모두가 밖으로 뛰쳐나가야 한다고 알렸어요. 그러는 동안 (대피 가능한) 시간이 다 됐고, 결국 저는 나가지 못했어요.]

터널 안에서 힌두교 주문인 만트라를 외우면서 견뎠다고 말했습니다.

또 근처에 말을 하거나 소리를 내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 서너 명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에 구조가 이뤄진 곳은 어퍼트리슐리 3A 터널인데, 한국인 실종자들이 있을 걸로 추정되는 어퍼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지역에서 강줄기를 따라 남서쪽으로 6km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네팔 군은 가동 중인 발전소였던 이 터널에 산소 파이프 등이 있어 생존자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토사에 막혀버린 터널 입구에 도달하기 위해 굴착기를 동원하는 등 구조에 힘써왔습니다.

대홍수 9일 만에 전해진 기적적인 구조 소식은 참사 충격에 빠져 있던 네팔인들에게 적지 않은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병직, 디자인 : 박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