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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의 지자체들이 5년마다 만드는 기후위기 적응대책 보고서가 현실과 딴판이라는 보도를 지난달 전해드렸는데요. 대구시와 9개 구·군 보고서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황당한 대목이 숱하게 발견됐습니다. 보고서를 만드는데 전국적으로 100억 원 정도 들어간 걸로 추정되는데 이런 엉터리 내용을 정책 자료로 쓸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TBC 안상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신축 아파트가 빽빽하게 들어선 대구시 평리5동.
서구에서 폭염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지목된 곳입니다.
2060년이 되더라도 이런 결과는 바뀌지 않습니다.
지난해 서구가 발간한 기후위기 대책보고서에 따른 것인데, 어찌 된 일인지 20년 단위로 예측된 동네별 폭염 취약성 순위가 복사해서 갖다 붙인 것처럼 똑같습니다.
[대구 서구 관계자 : 여건이 바뀌었으니까 그거에 맞춰 탄력적으로 저희들이 적용해야 할 그런 부분일 것 같아요.]
5년마다 작성하는 기후위기 대책 보고서는 지자체별로 6개 부문, 36개 항목을 평가한 뒤 일반에 공개됩니다.
문제는 현실과 동떨어진 항목이 너무 많다는 것, 대구 도심인 중구에 국립공원이 들어올 수 있는지, 사과 재배지가 없는 동네에서 사과 생산성을 평가하는 내용도 포함 돼 있습니다.
[A 지자체 관계자 : 모든 취약성 평가 여러가지 항목이 있잖아요. 다 정해져 있어요. 전국적으로 이 항목을 다 해야 해요. 안 넣으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승인을 안 해줘요.]
억지 자료를 만들다 보니 심각한 오류들도 눈에 띕니다.
대구 서구와 북구의 녹지 면적이 65.29km²로 똑같은가 하면,
[B 지자체 관계자 : 작성 과정 중에 (용역)기관에서 잘못 기재를 한 걸로 확인이….]
달성군 보고서에 나와 있는 지난해 취약계층 여성 인구 25만 6천 명은 황당하게도 달성군 전체 인구로 확인됐습니다.
[C 지자체 관계자 : 오류, 오타를 최대한 점검하고 파악하는데 그런데도 이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이런 엉터리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광역과 기초자치단체들이 5년마다 2천만 원 안팎의 돈을 쓰고 있습니다.
일부 지자체가 자체 수립한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지금까지 세 차례 보고서를 만드는데 전국적으로 100억 원이 넘는 혈세가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후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기후부 관계자 : 아니, 검증을 하고 있다니까요. 아까 말했듯이 우리 전문 기관에 의뢰해서….]
폭염과 집중호우 같은 기후재난은 갈수록 일상화되고 있지만, 정작 기후위기 대응 정책의 출발점이 되는 이 보고서에는 현실과 동떨어진 분석과 오류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엉터리 보고서를 정책의 기초자료로 계속 활용해도 되는지 대대적인 점검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박종영 TBC, 디자인 : 김세윤 TBC)
TBC 안상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