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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혜인 물러나면 국민의힘 보조금 늘어"…계산해 보니 [사실은]

이경원 기자

입력 : 2026.09.02 14:16|수정 : 2026.09.02 15:44


기본소득당의 정당보조금 11억 원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은 나경원 의원이었습니다. 나 의원은 "11억 원을 못 받게 될까 봐 버티는 것"이라며 "이는 명백한 국고 손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용혜인 정당 보조금
그러자 오준호 전 기본소득당 대표가 반박에 나섰습니다. 용혜인 의원이 물러나면 기본소득당이 받던 보조금 가운데 상당액이 국민의힘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겁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용혜인 정당 보조금
기본소득당 정당보조금 논란, SBS 사실은팀이 팩트체크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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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지금 정당보조금부터 살펴봤습니다. 지난 3분기 정당보조금 총액은 약 134억 1천만 원, 이 가운데 기본소득당에 배분된 금액은 2억 8천만 원 정도입니다. 이를 1년 단위로 환산하면 약 11억 1천만 원입니다.

언론에서 언급되는 기본소득당 정당보조금의 연간 환산액이 약 11억 원 정도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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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분기만 해도 기본소득당의 보조금은 1천만 원을 넘지 못했는데, 지난 지방선거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약 0.99%, 26만 7천299표를 얻으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정치자금법상 정당보조금 지급 기준 가운데 하나인 득표율 0.5%를 넘겨 기본소득당 보조금도 크게 늘었습니다.

그렇다면 오준호 전 대표의 주장처럼, 용 후보자가 물러나면 기본소득당이 받던 보조금의 상당액이 국민의힘으로 돌아가는 것인지, 정치자금법 기준에 따라 계산했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용혜인 정당 보조금
지금 기본소득당의 국회의원은 용혜인 의원 한 명입니다. 만약 용 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는다면,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민주연합의 차순위 후보가 의원직을 승계하게 됩니다. 차순위는 민주당 순번인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입니다.

즉, 기본소득당은 0석의 원외 정당이 되고, 민주당은 의석 1석이 늘어 162석이 됩니다.

SBS 사실은팀은 기본소득당의 의석이 사라지고 민주당의 의석이 1석 늘어난다고 가정한 뒤, 정당보조금을 다시 계산했습니다. 보조금 산정 방식이 매우 복잡한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도움을 받아 결과를 일부 보정했습니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용혜인 보조금
기본소득당에 배분된 보조금은 없어지고, 그만큼 다른 정당에 재분배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기본소득당 몫으로 계산됐던 약 11억 1천만 원 가운데 국민의힘에 약 4억 3천만 원이 추가로 돌아가는 걸로 계산됐습니다.

다만, 국민의힘보다는 민주당이 더 혜택을 받습니다. 기본소득당 몫 가운데 약 5억 5천만 원이 민주당 몫이 됩니다. 역시 1년 기준 환산액입니다.

용혜인 의원
이렇게 계산된 이유는 정당보조금의 총액이 미리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정치자금법 제25조를 보면, 정당보조금은 매년 유권자 수와 물가 상승률 등을 반영해 계상 단가를 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체 보조금 규모를 산출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정해진 총액을 4개 분기로 나눠 지급합니다.

쉽게 말하면, 파이의 크기를 먼저 정한 뒤, 정당들이 일정한 규칙에 따라 나눠 갖는 구조입니다. 한 정당이 받는 몫이 늘어난다고 국가가 돈을 더 쓰는 것은 아닌 셈입니다.

어쨌든, "용혜인 의원이 물러나면 기본소득당이 받던 보조금 가운데 상당액이 국민의힘으로 돌아가게 된다는"는 오준호 기본소득당 전 대표의 말은 대체로 사실로 볼 수 있습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그렇다면 나경원 의원이 말했던 '국고 손실'이라는 지적은 아예 근거가 없는 것일까요.

나 의원은 "위성정당을 만들었고, 용혜인 후보도 거기에 이름을 올려 민주당 표로 당선됐다. 당선된 다음에 무엇을 했나. 위장 제명쇼다. 다시 기본소득당으로 돌아가 해마다 11억 원씩 받아간다"고 말했습니다.

즉, 전후 맥락을 보면 정당보조금 액수 그 자체보다는, 보조금을 받게 된 과정과 국회의원직의 승계 구조가 적절했느냐를 문제 삼은 것으로 읽힙니다.

여기에는 복잡한 사정이 있습니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은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을 만들었습니다. 21대 총선부터 선거제도가 바뀌면서 이런 편법이 관행이 됐습니다. 민주당은 더불어민주연합을 만들었고, 기본소득당을 비롯한 새진보연합과 진보당, 시민사회 등에 비례대표 당선권을 나눴습니다. 용혜인 후보자 역시 새진보연합 몫으로 더불어민주연합에 합류해 비례대표 6번을 받아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선거가 끝난 뒤, 용 후보자는 다시 기본소득당으로 돌아갔습니다. 비례대표 의원은 스스로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지만, 당에서 제명되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선거에서는 거대 정당의 플랫폼을 활용해 당선되고, 이후 형식적인 '제명 절차'를 거쳐, 원래 소속 정당으로 돌아가는 방식입니다.

용혜인 의원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위성정당 명부로 당선된 비례대표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더라도 의석이 원래 소속 정당으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차순위는 민주당 소속의 고재순 전 노무현재단 사무총장이었습니다. 용혜인 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는 순간, 기본소득당은 국회의원 0석의 원외 정당이 되는 이유입니다.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내려놓기 어려운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한편에서는 '의원직 사유화'라는 비판이, 다른 한편에서는 당시 선거제도가 만들어낸 불가피한 결과라는 반박이 교차했습니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장관 후보자
숫자로 따져보면 '국고 손실'이라는 주장은 성립하기 어렵지만, 이번 '11억 보조금 논란'은 숫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우리 정치 제도의 또 다른 문제를 함축하고 있는 셈입니다. 결국, 11억 원의 행방을 지렛대 삼아, 왜 한 명의 의원을 둘러싸고 이런 계산이 가능해졌는지, 나아가 우리 선거제도가 왜 이런 구조를 만들어 냈는가, 그 근본적 문제를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판의 목소리가 좌우를 막론하고 있는 이유 역시, 이런 문제 의식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정의당은 "거대 양당의 의석수를 늘릴 목적으로 급조된 '위성정당' 기본소득당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용 의원을 국무위원으로 발탁한 행위는 결국 위성정당 정치에 면죄부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지명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주도 비례 플랫폼에 함께 하지 않았던 정의당은 단 하나의 의석도 건지지 못했고, 여전히 원외 정당으로 남아 있습니다.

팩트체크 사실은 용혜인 정당 보조금 
<참고자료>
· 원본 게시물 :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nakw1963
· 원본 게시물 : 오준호 기본소득당 전 대표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ohjunho.bip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26년 3분기 정당보조금 보도자료 https://www.nec.go.kr/site/nec/ex/bbs/View.do?cbIdx=1090&bcIdx=328653
· 정치자금법 https://www.law.go.kr/lsInfoP.do?lsId=001721&ancYnChk=0#0000
· 열린국회 정보공개포털(정당별 의석수 현황) : https://open.assembly.go.kr/portal/assm/assmPartyNegotiationPage.do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SBS 사실은팀의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 <기본소득당 의석 1석이 상실되고, 더불어민주당 의석 1석이 늘어나는 경우 보조금 변동 내역>, 2026년 9월 1일.

(작가 : 김효진, 인턴 : 김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