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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크 "스페인 교과서, 일제 한반도 지배 15년 앞당겨 서술"

유영규 기자

입력 : 2026.09.02 11:35


▲ "1875∼1895년 일본군이 한반도 점령했다"고 기술한 비센스 비베스 역사 교과서

스페인 역사·지리 교과서 일부가 일제의 한반도 지배 시점을 실제보다 최소 15년 앞당겨 서술하거나 한국 역사를 식민 지배와 한국전쟁에 치우쳐 다룬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는 스페인의 주요 교과서 출판사 5곳이 발행한 중·고교 교과서 7종을 분석해 한국 관련 오류와 서술 편중을 확인하고 출판사에 분석 보고서와 시정 서한을 보냈다고 오늘(2일) 밝혔습니다.

분석 대상은 산티야나, 아나야, 비센스 비베스, 아칼, 카살스 등의 역사·지리 교과서입니다.

반크가 스페인어 교과서의 한국 관련 서술을 분석한 것은 처음입니다.

아나야와 비센스 비베스 출판사의 고교 세계사 교과서는 "1875∼1895년 일본군이 한반도 전체를 점령했다"고 기술했습니다.

그러나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한 것은 1905년 을사늑약이며, 강제 병합은 1910년입니다.

반크는 이들 교과서의 기술대로라면 대한제국이 존재한 시기가 사라지고, 한국의 주권 상실 시점도 최소 15년 앞당겨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칼 교과서는 1895년 시모노세키 조약을 일본의 조선 지배를 확정한 조약으로 서술했습니다.

하지만 이 조약은 청이 조선의 완전한 독립과 자주를 인정한 것으로, 일본의 조선 지배를 인정한 조항은 없다고 반크는 설명했습니다.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일본 제국의 일부였다"고 기술한 산티야나 교과서 (사진=반크 제공, 연합뉴스)산티야나 교과서에는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 일본 제국의 일부였다"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반크는 이 표현이 1910년 강제 병합과 식민 통치의 강제성, 의병 항쟁과 3·1운동 등 한국인의 저항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전쟁도 미국·소련·중국·유엔 등 외부 행위자의 개입을 중심으로 기술돼 한국군의 역할과 한국 사회의 피해는 충분히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남북 정부가 각각 수립된 1948년 역시 한국 관련 본문에서 대부분 빠졌습니다.

다만 일부 교재는 1905년 을사늑약과 1910년 강제 병합을 구분하고, 남북 정부 수립 시점을 1948년으로 정확히 명시했습니다.

대부분 지도는 일본해와 동해 병기를 채택했습니다.

반크는 비센스 비베스 출판사가 "편집팀과 정보를 공유했으며 향후 인쇄본에서 검토·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한국의 역사가 더 많은 언어권에서 정확하고 균형 있게 전달될 수 있도록 분석과 시정 활동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반크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