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미란 씨 시신이 발견된 야자수농장
"딸이 야자수농장으로는 잘 안 갔데요. 그쪽은 너무 무섭다고…."
실종 신고된 지 100여 일 만인 지난 24일 숨진 채 발견된 장미란(37) 씨 아버지 장 모 씨가 오늘(27일) 힘겨운 표정으로 겨우 입을 열었습니다.
전날 밤부터 오늘 이른 오전까지 딸의 빈소를 홀로 지켰던 아버지 장 씨는 발인 장소로 떠나기에 앞서 "딸은 남자친구에게 '야자수농장은 무섭다'고 '가기 싫은 곳'이라고 해왔고 그쪽으로는 전혀 가지 않았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딸은 평소 무서움을 잘 많이 탔는데, 거기에 갔다는 게 이해도 안 가고, 아휴!"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제주시 한림읍에서 장 씨가 장기 투숙한 숙소 인근의 야자수농장은 지난 24일 장 씨 시신이 발견된 곳입니다.
이 야자수농장은 약 3∼6m 높이 야자수가 빼곡히 들어서 안으로 들어가면 낮에도 어두운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깜깜한 밤이면 주민들마저도 피하는 곳입니다.
아버지 장 씨는 "전날 제주서부경찰서 경찰이 찾아와 목의 뼈와 뼈 사이에 살짝 약한 뭐가 있는데 그게 당겨지면서 부러졌다고, 음. 부러졌다고 얘기하더라"며 장 씨가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는 취지의 말을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 장 씨는 '100일 넘게 딸이 야자수농장에 있었다는 것이 믿어지느냐'는 기자 질문에 "솔직히 잘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는 또 "딸은 우리 집의, 진짜 좋은, 거꾸로 우리 집 기둥 같은 딸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그는 딸의 실종 신고를 허위 종결한 A 경장에 대해 "어떻게 그런 사람이…. 허허"라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어 "(5월 15일) 신고 접수 이후 실종 사건을 종결하는 바람에, 수색하러 나온 경찰들도 도로 들어갔다는 거 아니냐?"며 "그때 수색이 제대로 이뤄졌다면 그때 바로 알았을 텐데, 얼마나 나쁜 짓을 했는지 참!, 시스템도 잘못됐죠. 뭐!"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 사람 하나(A 경장) 가지고 경찰을 싸잡아서 다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 않으냐, 한 사람의 일탈적인 행동으로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본다"며 "그동안 딸을 찾는 데 도움을 준 경찰 등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번 일로 남은 가족들이 많이 피곤해하고 있다"며 "많은 분이 신경 써줘서 고맙지만, 이제 그만 (언론 등에) 나왔으면 한다"고 힘든 표정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장 씨는 지난 5월 12일 밤 장기 투숙 중인 숙소를 나간 이후 104일 만인 지난 24일 숙소에서 불과 400m 떨어진 야자수농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장 씨 연인은 앞서 장 씨가 실종된 지 사흘 뒤인 5월 15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지만, 사건을 접수한 A 경장이 "장 씨와 연락이 닿았다"고 신고자인 장 씨 연인에게 거짓말을 하고 사건을 허위 종결했습니다.
이어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상의 관리 목록에 입력한 장 씨 기록도 장 씨가 교통사고로 숨졌다며 허위로 올려 삭제하는 등 장 씨 실종 신고가 들어온 2시간 30여 분 만에 신고를 묵살했습니다.
경찰은 부검 결과 실종 신고가 접수되기 전인 5월 12일 밤부터 5월 13일 새벽 사이 장 씨가 야자수농장 안으로 들어가 야자수 나무에 목을 매 스스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장 씨 유족에게 밝힌 것과 달리 장 씨 부검 결과에서는 특이 골절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경찰은 혀 밑에 있는 설골(목뿔뼈)이 목을 매달았을 경우 잘 부러지는데, 장 씨 시신에서도 설골이 부러진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장 씨 부검의는 설골이 부러진 것이 아니라 사망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분리된 것으로 봤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