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신고가 접수됐을 때 실종자가 경찰관 대면을 거부할 경우, 담당 과장과 팀장이 종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경찰이 내부 지침을 마련해 둔 것으로 S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경찰 내부 실종 사건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실종자가 경찰관과의 대면을 거부할 경우 영상통화 혹은 가족·보호시설과의 연락·인계 여부 등 신뢰할 수 있는 수단을 활용하여 안전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과·팀장이 사건의 범죄 관련성을 세심하게 판단해 종결 또는 추가 수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매뉴얼에는 또 "프로파일링 추적 사항에 실종자와 대면 여부 및 확인 결과를 상세히 기재하고, 과·팀장은 종결 사유를 검토·결재 후 해제"한다고도 적혀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실종자가 안전하게 발견된 후 실종팀의 대면 조사 시까지는 사건이 종결된 것이 아니"란 내용도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장미란 씨 실종 사건의 경우 지난 5월 15일 저녁 6시 43분에 첫 실종 신고가 접수된 이후, 사건 담당자였던 부 모 경장은 "장미란 씨와 연락이 닿았다"고 신고자에게 거짓으로 설명한 뒤 밤 9시 16분에 사건을 단독으로 종결 처리했습니다.
실종자와의 대면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부 경장은 사건을 종결했고 이 과정에 상급자의 검토나 결재 등도 없었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산 시스템에서 단독으로 사건을 종결하지 못하도록 관리자 승인 절차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이미 실종 사건 단독 종결을 막는 내부 규정은 존재했던 겁니다.
박 의원은 "이번 사건은 매뉴얼이 없어서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매뉴얼과 지휘·감독 체계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며 경찰이 한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선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휘라인의 책임까지 철저히 규명하고, 실종 사건이 형식적으로 종결되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현장 이행 여부를 상시 점검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제주지방법원은 어제(25일) 직무유기, 공전자기록 위작·행사 등 혐의를 받는 부 경장에 대해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경찰청은 제주서부경찰서 전현직 서장과 형사과장, 실종팀장 등 이번 사건 지휘라인 4명을 모두 대기발령 조치하고, 이들의 지휘·감독 책임과 관련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감찰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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