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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동날라…" 미 제재에 테헤란 주유소마다 장사진

김영아 기자

입력 : 2026.08.25 15:05


▲ 이란 수도 테헤란

이란 수도 테헤란의 주유소 앞에 연료를 사려는 시민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현지시간 25일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이런 현상이 미국의 해상 봉쇄로 연료난이 심화하고 시민들 사이에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전쟁 여파가 이란 경제에 미치는 부담을 방증한다고 해설했습니다.

테헤란의 한 주유소 직원은 이 신문에 "운전자들이 전쟁이 재발하거나 기름값이 오를 것을 우려해, 기름통이 비기도 전에 채우려고 몰려들고 있다"며 "주유 한도가 1회 20L라서 연료통을 다 채우려면 반복해서 주유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란은 산유국이지만 정유 시설이 부족해 휘발유, 경유 등 정제 연료를 수입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난달 14일 재개된 미국의 해상 봉쇄로 휘발유 공급량이 크게 위축된 데다 전쟁 초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정유 시설이 일부 손상됐습니다.

전쟁 전에도 연료 공급 불안으로 테헤란 시내 주유소에는 종종 긴 줄이 생기곤 했었습니다.

이란 석유부 산하 에너지최적화기구는 하루 휘발유 수요량이 1억 3천500만 L 중 현재 1천500만 L가 부족하다며 연료 절약을 촉구했습니다.

이란은 '경제 전쟁'을 선포하며 제재를 더욱 강화하는 미국 정부를 상대로 협상 대신 '저항'을 선택했지만, 연료 부족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란 당국이 가격 안정에 가장 신경쓰는 품목은 주식인 넌(빵의 일종)과 연룝니다.

이들 품목은 이란 국민의 생계와 민심에 직접 영향을 주는 품목이어서 당국도 연료 부족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FT는 "이란 정부가 연료 가격 안정을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정부도 세계적으로 가장 싼 수준의 연료를 지속적으로 공급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습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번 달 시장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의 휘발유 공급은 식량과 노동자 지원에 투입돼야 할 정부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란 언론에 따르면 휘발유 소매가는 L당 보조금 지급 단계에 따라 1만 5천∼5만 리알, 우리 돈 10∼36원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란 리알화의 가치가 급락하면서 외화로 환산하면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아집니다.

이란 국민이 가뜩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가 급등으로 고통받는 터에 정부 재정의 적절한 분배를 이유로 연료 가격까지 인상한다는 것은 이란 지도부로선 매우 어려운 결정입니다.

이번 달 케르만주에서 고급휘발유 가격을 인상했다가 시민들의 반발로 단 몇 시간 만에 중단됐습니다.

2019년 1월엔 연료 가격을 올렸다가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적도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