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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혈액 채취 거부권' 고지 안 해…음주운전자 무죄 확정

장훈경 기자

입력 : 2026.08.25 13:12|수정 : 2026.08.25 14:38


▲ 음주단속

경찰이 음주단속 과정에서 채혈을 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면 채혈로 얻은 혈중알코올농도 감정 결과를 유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최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재상고심에서 원심의 무죄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A 씨는 2022년 2월 23일 밤 대전 유성구 한 도로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129% 상태로 승용차를 약 250m가량 운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당시 경찰은 10여 차례 호흡 측정을 시도했지만 결괏값이 나오지 않자 A 씨 동의를 받고 혈액 채취를 통해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확보했습니다.

A 씨는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지만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습니다.

A 씨 측은 당시 경찰이 혈액 채취 과정에서 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았다며 혈액 감정 결과는 적법 절차에 따르지 않아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했습니다.

1심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으나 2심은 A 씨의 동의로 혈액 채취가 이뤄졌다며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은 2024년 2월 항소심이 형사소송법상 '형종 상향 금지 원칙'을 어겼다며 항소심 판결을 깼습니다.

피고인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는 약식명령의 형보다 중한 종류의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는 원칙입니다.

파기환송심은 작년 12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당시 경찰이 A 씨에게 '호흡 측정을 하든지 혈액채취를 하든지 둘 중의 하나는 무조건 해야한다'라고만 설명했고 혈액채취를 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은 별도로 고지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호흡 측정이 곤란한 상황이었던 A 씨에게 혈액 채취에 응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 것으로 "정확하지 못한 설명"이라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경찰관이 A 씨에게 임의제출받은 혈액은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된 증거에 해당하고 감정서는 이를 기초로 한 2차적 증거로서 역시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검사가 재차 불복했으나 대법원도 이런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