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러시아에서 올해 들어 우리 돈 45조 원이 넘는 돈이 은행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워싱턴포스트가 러시아 중앙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2주 동안 러시아 은행권에서 빠져나간 돈은 2천864억 루블, 우리 돈 약 4조 8천억 원에 달했습니다.
지난 6월에는 약 6조 4천억 원, 7월에는 10조 원 넘게 빠져나갔습니다.
올해 들어 현금 순유출이 한 달도 빠짐없이 이어지면서 누적 규모는 2조 5천억 루블, 우리 돈 약 45조 원까지 불어났습니다.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2월부터 1년 동안 빠져나간 금액을 불과 7개월 만에 넘어선 겁니다.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가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연 10% 금리를 제시하고 있지만 자금 이탈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직접적인 계기 가운데 하나는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입니다.
러시아 당국이 드론의 통신과 항법을 방해하기 위해 주요 도시의 이동통신망을 반복적으로 차단하면서 카드 단말기와 온라인 결제가 먹통이 됐고 시민들이 비상 상황에 대비해 현금을 미리 찾아두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또 전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러시아 정부가 민간 개인 예금에 손을 댈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러시아 공산당 대표가 전쟁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에 있는 민간 자금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우려에 불을 붙였습니다.
전직 러시아 중앙은행 자문역은 정부가 실제로 예금을 국유화할 가능성은 낮지만, 인출 한도를 제한할 가능성까지는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은행에서 돈이 빠져나가면서 러시아 정부의 자금 조달에도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러시아 재무부는 지난달 매주 진행하던 국채 경매를 기한 없이 중단했습니다.
은행들은 고객의 예금을 활용해 러시아 국채를 사들이는 주요 투자자였는데, 예금 인출이 늘면서 국채를 사들일 여력도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여기에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러시아의 연방 재정 적자는 우리 돈 107조 원을 넘어서며 이미 연간 목표치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나홍희, 디자인 : 육도현,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