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일 다카이치 정부, 월 100시간 초과 근무 사실상 허용

곽상은 기자

입력 : 2026.08.20 09:24


▲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의 사무실 밀집 지구를 걷는 직장인들

일본 후생노동성이 다음 달부터 잔업, 즉 시간 외 근로에 대한 일률적인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이 보도했습니다.

일본 노동기준감독서의 잔업 감축 지도 방침은 월 45시간 이내로 잔업을 제한하도록 일률적인 규제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노사 합의를 통해 휴일근로 포함 월 100시간 미만까지 시간 외 근로가 가능한 기업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을 적용해 가급적 잔업을 월 45시간 이내로 억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월 45시간 이내의 시간 외 근로를 허용하는 노사 간 협정을 체결한 기업은 전체의 약 50%이며 이 중 70%가 월 100시간 미만까지 연장근로를 허용하는 '특별 조항'을 협정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규제 완화로 이렇게 특별 조항을 가진 기업의 경우 월 100시간까지 초과 근무가 사실상 허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규제 완화는 일본 정부가 일률적인 잔업 규제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일본경제단체연합(게이단렌) 등 경제계의 요구를 수용한 결과입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취임 뒤 노동 시간 규제 완화를 추진해 왔습니다.

후생노동성은 다만 월 100시간 미만 연장근로를 허용하는 노사 간 특별 조항을 가진 기업의 경우 일률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사측이 노동자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달았습니다.

후생노동성의 한 간부는 "잔업은 억제해야겠지만 필요한 때에는 가능하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인력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잔업 규제 완화가 시간 외 노동 시간을 줄이려는 기업의 의지를 약하게 해 '일하는 방식 개혁'에 역행할 것이라는 우려도 많습니다.

일본에서는 명문 도쿄대를 졸업하고 일본 최대 광고 기획사 덴쓰에 입사했다가 월 105시간에 달하는 초과 근무에 시달리던 20대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2018년 초과 근무 시간을 최대 월 100시간, 연 720시간으로 규제하는 일하는 방식 개혁법이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강한 일본'을 정치·경제 정책 기조로 내세우는 다카이치 총리는 노동 개혁을 주요 과제로 추진하며, 실제 근무 시간과 관계 없이 노사가 합의한 시간을 근무 시간으로 인정하는 재량근로제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