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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무너져" 폭우에 전기·물 끊긴 거제 주민 불편 극심

유영규 기자

입력 : 2026.08.20 05:50


▲ 단전된 오피스텔 1층 상가 편의점에 붙은 영업 중단 안내문

"에어컨도 선풍기도 못 쓰고 화장실도 사용할 수 없는데 집에서 어떻게 지내겠어요."

경남 거제지역 낮 기온이 30도를 웃돈 19일 오후 거제시 장승포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최 모(32) 씨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광복절 연휴 집중호우로 지하 전기실이 물에 잠긴 뒤 이곳 오피스텔 207세대에는 사흘째 전기와 수도 공급이 끊긴 상태였습니다.

건물 앞에는 소방 배수차 2대가 투입돼 지하에 가득 찬 물을 빼내는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건물에 입점한 편의점 출입문에는 '정전으로 인해 복구될 때까지 영업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었습니다.

주변은 한산했고, 건물 내부는 불이 꺼져 어두컴컴했습니다.

주민들은 정전과 단수가 길어지면서 대다수 입주자가 지인 집이나 찜질방 등으로 피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 씨는 "생수는 지원받았지만, 찜질방 비용도 계속 쌓이면 부담"이라며 "언제 전기와 수도가 다시 들어오는지는 확실하게 들은 내용도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오피스텔 관리소장도 사흘째 이어진 단전·단수로 상당수 주민이 건물을 떠나 불편을 겪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관리소장은 "전기실이 있는 지하 3층이 침수되면서 전기와 수도가 모두 끊겼다"며 "207세대 주민 중 거제 인근에 갈 곳이 있는 분들은 지인 집 등으로 흩어져 불편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빨리 해결하려고 거제시와 소방에 지원을 요청했고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물을 빼고 있다"며 "사흘째라 걱정이 컸는데 소방에서 도와주고 있으니 이제 좀 해결될 기미가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집중호우 때 공동주택 자체 전기설비가 침수되면서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한 주민들은 거제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거제시 양정동 대규모 아파트에서도 단전·단수로 인한 주민 불편이 극심합니다.

이곳 아파트 10층에 거주하는 추 모(41) 씨는 "단전으로 집 한 번 가려면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야 한다"며 "날씨도 더운데 너무나 불편한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는 "휴대전화 충전도 안 되고, 물도 끊겨서 화장실도 제대로 못 간다"며 "일상이 무너졌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추 씨는 지인 집으로 거처를 옮긴 상태입니다.

이 아파트는 극한호우 사태 이후 전기 공급이 중단됐으며 인근 하천이 범람해 지하 주차장 2개 층으로 물이 유입되면서 주민 승용차 대부분이 침수 피해를 봤습니다.

침수 피해를 본 차량만 300대 이상으로 알려졌습니다.

물이 끊겨 세대 내에서 식사를 만들기도 어렵고,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배달기사가 배달을 거부하는 사태도 속출합니다.

거제시가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집계한 단전 피해 현황을 보면 수전설비 침수 등으로 전기 공급이 복구되지 않은 공동주택은 11곳, 2천29세대에 달합니다.

단독주택도 340세대가 단전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시는 단전 피해를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쉼터 등을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전 경남본부도 침수 등으로 전기 공급이 끊긴 지역에 발전기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