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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북중미 월드컵 경기가 열린 지난 6월, 경기도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실에서 축구를 보며 소란을 피우자 생활지도 교사가 "흩어져"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틀 뒤 국민신문고에 관련 민원이 접수됐습니다.
민원 사유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너무 크게 소리쳤다"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학교 체육교사도 미세먼지가 있는데 왜 야외에서 체육 수업을 했느냐는 민원을 받았고, 결국 학교 측은 답변서를 작성해 교육청에 제출해야 했습니다.
최근 국민신문고를 통한 이른바 '학교 민원'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에 접수된 학교 관련 국민신문고 민원은 2024년 12만 4천여 건에서 지난해 13만 3천여 건으로 7.1%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국민신문고 전체 민원은 4.3% 감소했지만, 교육청 관련 민원은 반대로 늘어난 겁니다.
올해 들어 증가세는 더 가파릅니다.
1분기에만 5만 2천여 건이 접수돼 석 달 만에 지난해 전체 민원의 약 40%를 차지했습니다.
민원 내용도 다양해 "영어 수행평가가 너무 어렵다", "아이의 동아리를 왜 바꿔주지 않느냐", "사이가 좋지 않은 친구와 왜 같은 모둠으로 배정했느냐", "현장체험학습 버스의 자리 배치 기준이 무엇이냐"는 등의 민원도 접수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1월 교사의 개인 연락처나 SNS를 통한 민원 접수를 금지하는 등 교권 보호를 위한 민원 처리 매뉴얼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신문고와 같은 공식 창구를 통해 민원이 접수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학교는 관련 법에 따라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7일 이내에 교육청에 답변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교사에게 직접 제기되는 민원은 줄더라도 공식 민원으로 접수될 경우 학교가 처리해야 하는 행정 부담은 여전히 남는 겁니다.
황당 민원이 쏟아지는 건 교육청 뿐만이 아닌데 지난해 서울시 온라인 민원 시스템에는 서울식물원의 곰 가족 조형물이 세 마리뿐이라 저출산을 조장한다며, 곰 두 마리를 추가로 설치해 달라는 민원까지 접수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민원을 접수할 때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도록 하고, 근거가 부족한 민원은 사전에 걸러낼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취재 : 김민정, 영상편집 : 안준혁, 디자인 : 양혜민, 제작 :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