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산 어린이정원 일대
정부가 서울 도심 대규모 녹지인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명시적으로 밝히면서 '서울 한가운데 금싸라기 땅'으로 여겨지는 용산 개발 계획의 밑그림에도 작지 않은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오늘(18일) 정부에 따르면 전부터 진행돼 온 용산 도시개발사업의 대표 사례는 용산국제업무지구입니다.
과거 철도차량 정비창이 있었던 약 46만㎡ 규모 유휴부지를 국제업무시설과 주거, 상업, 문화 등 다양한 기능이 복합된 공간으로 조성해 세계적 융복합 비즈니스 허브로 탈바꿈하는 사업입니다.
다만 용산국제업무지구에 공급될 주택 물량을 두고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이견이 여전한 상태입니다.
서울시는 애초 6천 가구 공급을 계획했다가 정부가 1만 가구 공급 목표를 밝히자 8천 가구까지는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아직 양측 간 타협점이 도출되지는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정부가 제시한 수준으로 주거 비율이 높아지면 국제업무지구라는 본래 사업 목적이 훼손될 뿐 아니라 교통망, 학교 등 인프라 확충 없이 주택 공급이 늘어나면 난개발이 우려된다고 지적합니다.
정부는 서울시·용산구와 협의해 2028년 말 주택 착공을 추진할 계획을 밝힌 상태이며, 서울시와도 주택 물량과 관련한 협의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나 견해차가 좁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외에도 남영역·삼각지역과 인접한 옛 미군기지 캠프킴 부지(2천500가구), 서빙고역 인근 미 501정보대 부지(150가구) 등 주한미군 반환 부지도 개발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과거부터 간헐적으로 거론되던 용산공원 부지의 주택 공급 활용 방안이 최근 수면으로 떠오르며 용산 개발의 전체 구도에 큰 변수로 등장했습니다.
용산공원은 전체 면적이 약 300만㎡(약 90만7천 평)인 대규모 도심 공원녹지로, 특별법에 근거해 관리되는 국가공원이어서 주택을 지으려면 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공원 전체 면적의 약 10분의 1 규모인 어린이정원이 공급 부지로 우선 거론된 가운데 정부는 어린이정원에 한정하지 않고 용산공원 전체를 대상으로 활용 가능한 부지가 있는지 두루 살펴본다는 입장입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4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용산 어린이정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에 관한 질문에 "어린이정원이라고 하면 좁은 개념이고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검토 대상 부지를 어린이정원으로 한정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
서울에서도 태릉골프장, 서리풀 등 일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이 추진되고는 있지만, 민간 정비사업으로 기존 주택을 철거하고 집을 짓는 것 외에 도심에서 대규모 주택 공급 효과를 낼 신규 택지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결국 용산공원에까지 눈을 돌린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서울시와 용산구는 도심 대규모 국가공원이라는 상징성과 효용, 미래 가치 등을 고려할 때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에 활용해서는 안 된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법 개정을 거쳐 용산공원에 주택을 공급하는 데 지방정부의 동의가 꼭 필요하지는 않지만, 일방적으로 강행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고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서울시, 용산구, 환경단체 등의 의견을 수렴하며 최대한 협의를 시도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정부는 현재까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어린이정원에 실제로 주택 공급이 추진된다면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공공임대주택을 주된 공급 유형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강벨트 최고 우수 입지인 만큼 '로또 청약' 가능성을 차단하면서 실수요자들에게 양질의 임대주택을 공급한다는 구상으로 풀이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