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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명절 선물에 감사글"…전 이천시장 수행비서 구속 송치

안희재 기자

입력 : 2026.08.14 17:35


▲ 김경희 전 이천시장 명절 선물세트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경희 전 이천시장의 측근이 최근 구속돼 검찰에 넘겨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14일) SBS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이천경찰서는 지난 7일 김 전 시장의 수행비서였던 A씨와 민간 사업자 B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송치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월 김 전 시장 명의의 감사 인사문이 동봉된 4백여만 원 상당의 명절 선물 세트를 선거구민 수십 명에게 택배로 발송한 혐의 등을 받습니다.

공직선거법상 누구든지 선거와 관련 후보자 등을 위해 기부행위를 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수사 결과, A씨 주도로 선물 발송 계획이 짜지면 B씨가 자금을 대는 식으로 공모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입니다.

경찰은 이들이 증거인멸 등을 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지난달 말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경찰 수사는 김경희 이천시장 재직 시절인 지난 3월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의 고발로 시작됐습니다.

선관위는 당시 A씨 등이 지자체장인 김 시장을 위해 선거구민 등에게 선물세트를 제공한 정황이 포착됐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장을 냈습니다.

SBS가 입수한 선물세트 사진에는 상자당 9만 원 넘는 액수에 해당하는 홍삼 제품과 함께 김 시장 명의의 감사 인사문이 담겼습니다.

"늘 보내주시는 사랑에 감사드리며 설날을 맞이해 가족 친지들과 함께 넉넉하고 따뜻한 명절 되시길 바란다" 등 내용과 함께 '이천시장 김경희 올림'이라고 적시한 것입니다.

선관위는 개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차례 김 시장을 불러 조사하려 했지만 불발됐습니다.

김 시장이 소환에 불응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선관위는 정당한 사유 없이 조사에 임하지 않는다며 김 시장에게 과태료 1백만 원을 부과하기도 했습니다.

의혹과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는 선관위의 판단에 따라 접수된 고발 사건을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경찰은 지난 4월 이천시청 비서실과 회계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8월에도 유사한 의혹으로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섰다가 '혐의 없음' 종결 처리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선물세트를 포함해 각종 물증 등을 확보하면서 수사에 탄력이 붙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김 전 시장이 낙선한 뒤에도 경찰 수사는 이어졌고 A씨 일당은 결국 구속됐습니다.

경찰은 다만 A씨의 상관이자 선물세트 감사 인사문에 이름이 적시된 김 전 시장은 입건하지 않았습니다.

한 차례 김 전 시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지만, 범행에 직접 가담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A씨 일당은 경찰 조사에서 '김 전 시장 당선을 도우려는 마음에서 보고 없이 자발적으로 한 일'이라는 취지로 진술했고, 김 전 시장 역시 '모르는 일'이라며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전 시장은 경찰 강제수사가 한창이던 지난 4월에도 공식 입장문을 통해 "개인적인 일탈 행위다", "저는 무관함을 분명히 밝힌다"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습니다.

경찰은 A씨 일당과 함께 선관위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혐의로 고발당한 C씨 역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