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미 정부, 사이버전 국가안보 동원령…민간 업체도 공격 참여

유덕기 기자

입력 : 2026.08.13 16:01


▲ 자료화면

미국 정부가 민간 업체들을 외국 사이버 범죄 조직에 대한 공격 작전에 동원하는 제도를 도입합니다.

이를 두고 정부가 민간 선박이 타국 선박을 상대로 해적 활동을 하도록 공인해줬던 19세기 '사략면장'(letter of marque) 제도의 21세기 사이버 전쟁 버전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12일 서명해 공개한 국가안보 대통령 각서(NSPM)에 따르면 외국에서 활동하면서 미국인들을 겨냥하는 '초국적 범죄조직'(TCO)을 상대로 민간 업체들이 사이버 공격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이런 민간 업체들은 연방정부의 직접 통제와 감독을 받아야만 합니다.

최소 100만 달러, 우리돈으로 약 14억 2천만 원의 보증금 또는 에스크로 계좌를 유지해야 합니다.

백악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는 이 프로그램은 범부처 국토안보태스크포스(HSTF)의 국가조율센터(NCC) 산하에 설치됩니다.

정부는 법무부(DOJ)와 국토안보부(DHS)에서 각각 1명씩의 책임자를 임명해 이를 감독할 예정입니다.

외국 상대 사이버 공격 작전은 그간 대체로 정부 기관들이 직접 해왔습니다.

민간 업체 동원이 가능하게 한 이번 조치는 중대한 정책 전환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짚었습니다.

블룸버그의 설명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민간 업체들의 사이버 공격 작전 수행을 합법화하기 위해 수개월간 준비작업을 해왔습니다.

이런 활동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낳고 사태 확대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로 논란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 기관뿐만 아니라 민간 전문가 풀도 활용함으로써 국가의 사이버 위협 대응 역량을 확대할 수 있다는 옹호론도 나옵니다.

블록체인 정보 기업 TRM 랩스의 대관 업무 책임자인 애리 레드보드는 이번 조치에 대해 "사이버 사략면장"을 발급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사략면장은 13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상당수 유럽 국가가 시행했던 제도로, 국가 차원에서 정식으로 민간에 해상 교전권을 위임하는 허가장입니다.

사략면장을 받은 민간 선박들은 '사략선'(privateer)이라고 불리었으며, 이들은 적대국 선박이나 해적선 등을 공격하거나 나포해서 노획물을 전리품으로 인정받아 수익을 챙길 수 있는 등 사실상 자국 정부 공인 하에 해적 활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사문화되기는 했으나, 미국 헌법 제1조 제8항에 열거된 의회의 권한 중에는 "grant Letters of Marque and Reprisal"이라는 표현으로 사략면장 발급 권한이 명시돼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