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뉴스

뉴스 > 국제

"우크라 드론과 모의전투해보니…미군 기갑여단 순식간에 전멸"

유영규 기자

입력 : 2026.08.13 07:46


▲ 드론 조종하는 우크라이나 군인

지난 4∼5월 독일의 한 군사훈련장에서 미군과 우크라이나군이 맞붙었습니다.

연 2회 실시되는 '컴바인드 리졸브'(Combined Resolve) 합동 훈련이었습니다.

미군이 상대 진지를 공격하는 쪽이었습니다.

독일에 순환 배치된 제1기병사단 산하 제3기갑여단 병력 3천500명이 투입됐습니다.

헬리콥터와 드론의 지원 아래 전자전 및 대(對)드론 장비를 갖춘 전차부대가 기동했습니다.

이를 막을 대항군(OPFOR)은 우크라이나가 맡았습니다.

'네메시스'(Nemesis·천벌)로 불리는 우크라이나 무인체계군 제412연대의 드론 운용병들이 주축을 이뤘습니다.

모의 전투가 시작되자 미군의 중장갑 전차들이 먼지를 일으키며 적진으로 돌격했습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의 정찰 드론에 속속 포착됐습니다.

뒤이어 공격 드론이 폭탄을 투하하고, 자폭 드론도 가세했습니다.

기갑연대는 순식간에 전멸했습니다.

드론이 위에 떠 있거나 근접하면 해당 전차는 '격파'(kill)된 것으로 간주하는데, 전차들이 드론에 너무 빨리 잡히다 보니 격파 판정을 받은 전차가 훈련에 재투입되는 리스폰(respawn·사망한 캐릭터의 부활)을 해야 했습니다.

이번 훈련 결과를 보도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군 장갑부대가 이동하는 동안 이를 (드론 공격에서) 보호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12일(현지시간) 짚었습니다.

미 국방부는 드론 및 대드론 기술을 확보하는 데 수십억 달러를 썼습니다.

이를 운용할 특수부대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드론 공격에 쩔쩔맸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엘리엇 코언은 현대전에서 드론이 얼마나 필수적인지를 보여줬다면서 "미군이 이에 숙달하는 게 매우 중요하지만, 불행히도 지금까지는 그런 것 같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실제로 미군은 중동에서 이란의 드론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란은 우크라이나와 5년째 전쟁 중인 러시아에 드론을 수출한 국가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기 위한 비대칭전력으로 드론 개발에 몰두해왔습니다.

중동의 미군 기지들은 이란의 장거리 드론 공격을 받고 사상자가 잇따랐습니다.

이번 훈련을 통해 장거리뿐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보여준 단거리 드론 공격에도 취약점을 노출한 셈입니다.

다만, 미군도 2주일에 걸친 훈련 기간 분산, 은폐, 전자전 활용을 익히면서 대드론 작전 수행 능력이 향상됐다고 훈련을 참관한 군 관계자가 말했습니다.

여기에는 실전 경험이 풍부한 우크라이나의 도움이 컸다고 합니다.

러시아에 군사적으로 열세이면서도 4년 넘게 버틴 우크라이나는 드론군 운용에서 세계 최강으로 불리는 데 손색이 없습니다.

이란의 드론 공격에 맞서기 위해 미군이 우크라이나의 대드론 시스템을 들여왔을 정도입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 5월 연방 상원에서 드론전 연구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파견하는 미국 인력을 늘렸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산 드론 구매를 추진 중이라고 WSJ은 전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부대에 무릎을 꿇은 것은 미군만이 아닙니다.

지난해 5월 발트해에서 열린 훈련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는 영국·에스토니아 및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병력을 손쉽게 격파했습니다.

올해 봄에도 스웨덴군이 나토 동맹국들과 함께 진행한 훈련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부대가 다른 나라의 병력을 압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