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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셧다운 방지' 임시예산안 상원 통과…'유권자 ID법'은 좌절

박재현 기자

입력 : 2026.08.09 03:31


▲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

미국 연방정부의 일부 기능정지(셧다운)를 피하기 위한 임시예산안(CR·Continuing Resolution)이 미 연방의회 상원을 8일(현지시간) 통과했습니다.

이날 새벽 상원 본회의에서 가결된 임시예산안은 중간선거 한 달 뒤인 12월 11일까지 연방정부 운영 자금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는 내용입니다.

임시예산안이 발효되면 본예산 처리를 위한 시간을 벌게 됩니다.

본예산이 처리되지 못한 채 9월 말 회계연도가 종료되더라도 셧다운은 피할 수 있는 셈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지난해 9월 말까지 본예산 처리에 실패하고 임시예산안도 마련하지 못하면서 셧다운에 돌입, 항공 대란과 보조금 지급 중단 등 혼란을 유발한 끝에 11월 12일 종료된 바 있습니다.

이는 역대 최장 기간(43일)의 셧다운이었습니다.

올해 들어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 등을 이유로 국토안보부가 부분 셧다운에 들어가 76일 만인 지난 4월 30일 종료되기도 했습니다.

임시예산안이 상원을 통과한 내용대로 확정될지는 불확실합니다.

하원에서 별도로 통과한 임시예산안이 상원이 마련한 것과 일부 상충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게 연방정부의 보조금 집행에 대해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이 제동을 걸거나 임의로 변경할 수 없도록 '보조금 승인 절차' 변경을 금지하는 내용입니다.

하원 안에는 이 내용이 담기지 않은 반면, 상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각 주(州)나 단체에 지급되는 보조금을 정치적으로 무기화해선 안 된다는 이유로 이 내용을 담았습니다.

상원의 임시예산안은 트럼프 행정부의 반(反)이민 정책을 집행하는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대한 자금 지원도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충성파'인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의장이 주도권을 쥔 하원과, 일부 공화당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과 엇박자를 내는 상원이 임시예산안을 놓고 충돌할 수 있는 셈입니다.

상·하원의 '여름 휴회'가 모두 종료되는 9월 중순부터 두 임시예산안을 놓고 절충이 이뤄지지 않으면 셧다운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강조해 온 유권자 신분검사 강화 법안(유권자 ID 법안)도 함께 처리돼야 한다고 전날 심야에 공화당 지도부에 전화를 걸어 거듭 촉구했지만, 끝내 관철되지 못했습니다.

일명 'SAVE 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유권자의 신분증 제시와 시민권 증명, 우편투표의 원칙적 금지 등이 골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60석이 아닌 과반 찬성이 가결 요건인 예산조정절차를 활용, 민주당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해 이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공화당 지도부는 의회 관례와 규칙에 어긋난다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상원 공화당 내 친(親)트럼프 진영을 중심으로 필리버스터 대상이 아닌 예산결의안을 마련, 여기에 이란 전쟁 등에 필요한 국방 예산과 함께 SAVE 법안의 일부를 예산에 영향을 주는 형태로 끼워넣어 통과시키는 1,500억달러의 패키지 예산안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이번 회기에는 표결에 부쳐지지 않았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