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앵커>
장애나 발달 지체가 있는 아이를 특수학교에 보내려면 최소 1년 전부터 그야말로 입학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 바로 이맘때가 내년도 원서 접수철인데요. 특수학교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온 가족이 학교를 찾아 전국을 떠돌고 있습니다.
박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자폐스펙트럼과 지적장애가 있는 8살 선율이.
선율이 가족은 지난해 11월 입학할 특수학교를 찾아 서울에서 강원도로 이사 왔습니다.
[신영인/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엄마 : 일단 (선율이가) 스스로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특수한 환경에서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선율이가 살던 동네에는 입학 가능한 학교가 없었고, 인근 학교는 경쟁률이 극심했습니다.
[신영인/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엄마 : 누가 그러더라고요. 특수학교 가는 게 서울대 가는 것보다 힘들다.]
원서를 넣기 위해 집도 보지 않고, 계약부터 하는 부모들도 적지 않습니다.
[제주도로 이주한 학부모 : 다음 날 입학 원서가 마감이었는데 제가 그 전날 알게 된 거죠. 그 집에 가지 않고 그냥 부동산에 연락을 해서 가계약을 한 거죠.]
최근 20년간 학생 인구는 36%가량 줄었지만, 특수교육 대상자는 2배 넘게 늘었습니다.
일반 학교 특수학급이나 일반학급에서도 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중증 장애 등으로 특수학교가 절실한 아이들마저 학교가 부족해 순번에서 밀려나는 실정입니다.
[경기도 특수학교 지원 학부모 : 올해 경쟁률이 낮아서 5점 몇 대 1이었다고, 그 전엔 그것보다도 훨씬 더 높았다고 (하더라고요.)]
중증 지체장애 아들을 둔 시하 엄마는 특수학교 원서를 쓰며 교육청에 호소문까지 냈습니다.
[백혜진/지체장애 아동 엄마 : 전문적인 교육 환경과 성인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시하의 하루하루가 위태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현 정부는 특수학교 20곳 신설을 국정과제로 약속했지만, 지난해 단 1곳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전문가들은 초중등을 모두 포함한 큰 학교보다, 소규모 학교를 집 근처에 쪼개 세우는 게 현실적 대안이라고 조언합니다.
[김기룡/중부대 중등특수교육과 교수 : 특수학교 규모를 쪼개면 되거든요, 초등학교 과정만, 중고등학교 과정만, 이런 식으로 특수학교를 소규모화하고….]
결국 특수학교를 포기하고 일반 학교 원서를 집어 든 한 학부모는 절박한 심정을 털어놨습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엄마 : 저희는 유치원을 가기 위해 '4세 고시'를 치르고, 학교를 가기 위해 '7세 고시'를 치르고, 단순히 정말 필요한 학습을 하기 위한 건데….]
(취재PD : 윤택, 디자인 : 최하늘·강윤정·황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