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중앙지검
이른바 무허가 '깡통 보증서'를 발행해주는 대가로 수십억 원의 수수료를 챙긴 유령 보험사가 검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고은별 부장검사)는 보험업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 등 혐의로 무허가 보증보험사 K업체 대표 4명과 직원 2명을 기소했다고 오늘(6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2월부터 올해 6월까지 금융위원회 허가 없이 모두 2천2억 원 상당의 보험증서 87건을 발행한 뒤 수수료로 약 30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K업체는 무허가·무자본 상태임에도 공사 개발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은 뒤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을 상대로 산지·농지 원상복구비, 도로포장 공사, 공유재산 임차료, 세금 등의 각종 채무를 보증했습니다.
K업체로부터 보험금을 받지 못한 지자체 3곳은 민사소송을 내 승소했으나 채무 변제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총 14억여 원의 채권을 집행하지 못했습니다.
공공기관인 A공사에게는 중견 건설사와 맺은 토지 매매 계약의 잔금 지급 채무를 보증하겠다며 1천413억 원 상당의 지급이행보증서를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보증서에 속은 A공사는 잔금도 받지 않고 시가 1천247억 원의 토지 소유권을 건설사에 넘겨줬습니다.
K업체는 이 같은 깡통 보증서를 발행해 준 대가로 17억 5천만 원을 건설사로부터 받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업체는 지난 10여 년 동안 보험업법 위반 혐의로 7차례 처벌받았으나 자본금 100억 원을 갖춘 것처럼 등기하고 대표이사를 바꿔가며 범행을 이어갔습니다.
무허가 보증보험 영업의 처벌 수위는 경미한 데 반해 수수료는 보증금액의 1∼3%로 상당한 데다 법인에 책임을 전가해 이행보증 책임까지 회피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2024년 감사원의 수사 요청을 받은 경찰은 단순 무허가 보험 영업으로 보고 일부 임직원에 보험업법 위반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범행 후 이미 같은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처벌할 수 없다며 불송치된 피의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들이 애초부터 보험금 지급 능력이 없으면서도 거래처를 속여 보험 계약을 체결한 조직·반복적 금융사기 범행이라고 의심해 직접 보완수사를 했고 82건의 무허가 보증서 발행을 추가로 밝혀냈습니다.
이에 따라 지자체 등에 대한 사기와 수수료 횡령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지난 4일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에 요청해 K업체 홈페이지를 폐쇄한 데 이어 이튿날에는 법원에 법인 해산 명령을 청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