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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쓰레기'라더니…트럼프, 로비자금 들어가자 공개 찬사

유덕기 기자

입력 : 2026.08.06 14:53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프리카 국가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감을 완화하려는 로비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지시간 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들 국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정책에 대응하려고 공화당계 대형 로비업체들에 거액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는 정상적 외교가 작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사고 비공식 직통 채널까지 뚫으려는 외교의 외주화로 관측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1기 때부터 아프리카 국가들을 '쓰레기 같은 나라'라고 부르는 등 혐오가 짙은 시각을 노출해왔습니다.

로비에 나선 대표적 국가는 서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기독교인을 탄압하는 '수치스러운 국가'라고 나이지리아를 몰아붙였습니다.

미국은 작년 성탄절에 나이지리아 내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에 독자적 공습을 단행해 주권 침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위기를 체감한 나이지리아는 워싱턴DC에 있는 대형 로비업체 DCI그룹과 연간 900만 달러(약 128억 원)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DCI그룹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로저 스톤 등을 컨설턴트로 투입해 나이지리아의 이미지를 세탁하기 시작했습니다.

올루레미 티누부 나이지리아 영부인을 지난 2월 미국 국가 조찬 기도회에 참석시켜 트럼프 대통령의 영적 조언자들, 기독교 복음주의 지도자들과 면담하도록 했습니다.

로비의 효과는 즉각적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도회 연설에서 나이지리아 영부인에게 "매우 존경받는 인물"이라며 공개 찬사를 보내며 양국의 대테러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미국 정가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900만 달러짜리 공개 찬사가 나왔다"고 평가했습니다.

FT는 로비 뒤 미국의 공습이 '양국 합동작전'으로 포장되고 미국은 나이지리아에 공격헬기 12대 등 무기 수출과 군사고문단 200명 파견을 결정했다고 주목했습니다.

로비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자국에 유리하게 바꾸려는 아프리카 국가는 나이지리아뿐만이 아닙니다.

민주콩고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캠프의 자금 조달원이던 브라이언 발라드가 이끄는 로비업체와 계약해 대미 관계를 개선했습니다.

로비의 결과로 트럼프 행정부는 민주콩고가 적대시하는 르완다를 제재하고 민주콩고 내 핵심광물 개발권을 확보하려는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탄자니아도 작년 대선 과정에서 시위대를 유혈 진압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자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캠프 핵심인사인 데이비드 어반의 로비업체와 계약했습니다.

이 같은 동향은 국무부나 의회 등 정규 외교채널을 건너뛰고 대통령 개인에게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는 현실적 셈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공사 구분이 모호하고 전통적 절차보다 개인적 친분을 중시하며 정책을 거래 수단으로 삼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 때문에 뒤따르는 전략이라는 얘기입니다.

정치리스크 컨설팅업체 '칼라바르 아프리카'의 필립 판 니케르크 대표는 로비로 의회 등 정규채널을 우회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돈값을 한 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는 당사국이 처한 현실을 바라보며 우려와 비판을 쏟아내는 이들도 있습니다.

나이지리아 야당인 아프리카민주회의(ADC) 관계자는 "국내의 심각한 안보·경제 위기를 해결하지 않고 해외에서 실추된 이미지를 세탁하려는 꼼수"라고 말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