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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이 말라붙자 원전이 멈췄다"…44년 만의 '셧다운' 공포 [스프]

심영구 기자

입력 : 2026.08.07 09:03|수정 : 2026.08.07 09:26


⚡ 스프 핵심요약

유럽 가뭄·폭염 직격탄: 다뉴브강 수위가 역대 최저치(-134cm 이하)로 급락하면서 냉각수 수급이 불가능해진 헝가리 팍스 원전(2GW 규모)이 44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면 가동 중단에 돌입했습니다.

에너지 및 일상 마비: 헝가리 전력의 최대 40%를 담당하던 원전 멈춤으로 피크시간대 절전 및 비상 수입이 실시되고, 라인강 물류 차단 및 100여 개 도시의 물 사용 제한 등 중앙유럽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 중입니다.

심각한 경제적 파장: 취임 4개월 차인 머저르 총리가 국정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막대한 전력 수입 비용 발생과 산업·농업 차질, 재정 적자 심화로 포린트화 가치가 하락하는 등 경제적 타격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1. 다뉴브강 사상 최저 수위…헝가리 전력 40% 책임지던 팍스 원전 셧다운

중앙유럽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으로 다뉴브강 수위가 사상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헝가리 유일의 원자력발전소인 팍스 원전이 44년 역사상 처음으로 완전 가동 중단 상태에 들어갔습니다. 블룸버그 및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현지 시간 8월 2일 원자로 2기 중 1기가 가동을 멈춘 데 이어 남아있던 마지막 원자로마저 순차적으로 정지했습니다. 전체 원자로 4기 중 2기는 앞서 가동을 줄인 상태였는데 남은 2기마저 멈춘 겁니다. 로이터는 원전에 인접한 다뉴브강 수위가 과거 2018년 최저 기록(-98cm)을 대폭 하회해 -134cm 이하로 하락하면서 안전 규정상 원자로 냉각수 취수가 완전히 불가능해졌다고 전했습니다.

머저르 페테르 헝가리 총리는 소셜미디어 영상을 통해 "앞으로 5일이 가장 위험한 고비"라며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 전력 생산이 전면 중단되는 초유의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팍스 원전은 총 2GW 용량으로 평상시 헝가리 전체 전력 수요의 약 40%를 담당해 왔기에 경제적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원전 관계자들은 수위가 회복되더라도 원자로 재가동에만 최장 일주일 이상이 소요되어, 헝가리가 수 주에서 수 개월간 전력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2. 피크 타임 절전 및 물 사용 제한…중앙유럽 전역으로 번지는 '기후 위기'

에너지 대란에 직면한 헝가리 정부는 비상 절전 계획을 즉각 시행했습니다.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피크 시간대 전기 사용 감축을 당부하고, 대형 에너지 기업 MOL이 하루 전력 소비량을 약 40%(65MWh) 줄이기로 하는 등 산업계의 자발적·의무적 감축 조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관공서 장식 조명 차단, 의회 일정 취소는 물론 화물 열차 피크 타임 운행 중단과 지하철 감속 운행까지 실시 중입니다. 아울러 100개 이상의 도시 및 마을에 수돗물 사용 제한령이 내려지면서 잔디밭 살수조차 금지되었습니다.

이 같은 원전 및 물류 마비는 헝가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역시 체르나보다 원전 출력을 감축하고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독일 라인강 수위가 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화물선 적재량이 평소의 20% 수준(400~600톤)으로 급감해 중앙유럽 물류망 전체가 마비 증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잉글랜드와 웨일스는 가뭄 지역으로 선포되어 2,300만 명에게 호스 사용 금지령이 발령되었고 7월 한 달간 393건의 산불이 발생하는 등 유럽 대륙 전체가 기후 위기의 직접적인 위협 아래 놓였습니다.

3. 정치적 시험대에 오른 신임 총리와 거대해지는 경제적 파장

이번 위기는 취임 4개월 차를 맞은 머저르 신임 총리의 국정 운영 능력에 중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습니다. 16년 장기 집권한 오르반 정권을 몰아내고 당선된 머저르 총리는 과거 오르반 정부의 원전 냉각 시스템 현대화 지연 조치를 지적하며 취약한 전력 인프라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헝가리 정부는 비상 전력 수입을 위해 약 1,000억~2,000억 포린트(약 3억 1,500만~6억 3,000만 달러)의 추가 재정을 투입해야 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산업 생산 차질, 농업 황폐화, 식품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재정 적자가 GDP의 8%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통화 가치 역시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기후 위기가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국가 에너지 안보, 물류, 재정 관리 전반을 흔드는 실체적 위기임을 중앙유럽의 현 상황이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Deep Dive Q&A
Q1. 강 수위 하락이 어떻게 원자력 발전소 가동 중단까지 이어지나요?

A1. 원자력 발전소는 핵분열 시 발생하는 막대한 열을 식히고 터빈을 돌린 증기를 다시 물로 냉각하기 위해 대량의 강물이나 바닷물을 사용합니다. 다뉴브강처럼 원자로 냉각수로 쓰이는 하천의 수위가 일정 기준 이하로 떨어지면 취수구가 노출되어 물을 퍼 올릴 수 없게 되며, 안전 규정에 따라 원자로 가동을 강제로 정지해야 합니다.

Q2. 헝가리 팍스 원전 중단이 유럽 전체 에너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A2. 헝가리는 부족한 전력을 메우기 위해 인접 유럽 국가들로부터 비상 전력을 고가에 수입해야 합니다. 그러나 루마니아, 프랑스, 독일 등 주변국 원전 및 수력 발전소 역시 가뭄과 폭염으로 출력을 줄이고 있어 유럽 전역의 전력 공급망이 동시에 경색되고 전기 요금 상승을 자극하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Q3. 원전 재가동까지는 왜 수일 이상 소요되나요?

A3. 강 수위가 기준치 이상으로 복구되더라도 완전히 열을 식힌 원자로를 안전하게 다시 출력을 올리는 데에는 엄격한 물리적·제도적 안전 점검 절차가 요구됩니다. 팍스 원전의 경우 수위 회복 후 노심 예열 및 제어봉 제어 등 가동 제반 절차를 마치는 데만 최소 일주일 이상이 걸립니다.